[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마치고 고용과 물가의 회복이 확인될 때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로 수준의 연방기금 금리를 유지한 가운데 향후 금리인상을 위한 기존의 원칙을 거듭 언급했을 뿐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힌트'는 제시하지 않았다.
1분기 성장률이 0.2%로 지극히 저조한 결과를 나타냈지만 정책자들은 단기적인 현상일 뿐 추세적으로 성장이 꺾이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렸다.
29일(현지시각) 연준은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연방기금 금리를 0~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동결은 정책자들이 지난달 회의 당시 언급한 바 있다.
연준 회의 현장[출처=신화/뉴시스] |
가계 소비와 관련, 연준은 지난달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평가한 데 반해 이번 성명서에서 증가폭이 위축됐다고 판단했다. 또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전월 강한 호조라고 평가한 데서 완만하다는 평가로 격하됐다.
하지만 연준은 겨울철 혹한과 폭설로 인해 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현상일 뿐이며, 기업의 자본 투자와 수출을 포함한 실물경기가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긴축을 시행하기에 앞서 미국 경제가 이른바 ‘소프트 패치’를 딛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하는 것으로 확신할 수 있을 때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얘기다.
연준은 겨울철 경제가 단기적인 요인으로 인해 둔화됐고, 3월 고용 지표가 부진했지만 미국 경제가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는 한편 확장 국면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정책자들은 이와 함께 성명서를 통해 앞으로 수개월 사이에 민간 소비가 의미있는 개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이 향상되고 있고, 임금과 경기 신뢰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저유가에 따른 구매력 향상도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연준은 예상했다.
이와 관련, 일부 주요 외신은 연준 정책자들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편 이번 회의 후에는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도요 미츠비시 UFJ 은행의 크리스 루프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1분기 성장 둔화 폭이 컸기 때문에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며 “6월 금리인상 여지는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73%가 9월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3월 조사에서 첫 금리인상 시기를 6~7월로 전망한 것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