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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추가 매각사 나오나…건설+보안 관심

기사등록 : 2015-05-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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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엔지, 합병 아니면 매각?…에스원, 매각 1순위 관측도

[뉴스핌=이강혁 기자] "합병 재추진 계획이 없습니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양사간 합병 재추진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면서 삼성그룹의 사업·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이슈는 삼성의 사업·지배구조 한 축인 건설사업 개편작업과 맞물려 있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합병이 건설사업 개편의 신호탄이라고 인식해 왔다.

재계에서는 양사의 사정상 합병이 아니면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전자와 금융의 사업분야를 중심으로 개편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추가 매각 이슈가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 최고위 경영진들도 "어떤 사업이라도 효율성 등을 고려해 언제든 정리할 수 있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의 건설사업 개편을 비중있게 바라봤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제일모직 등 여러 계열사에 사업이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이들 계열사 간 합병 이슈는 단골 메뉴로 거론됐다. 각종 사업 수주 편의를 위해 분산시켜 놨던 건설사업을 이제는 한 곳으로 통합해야 되지 않느냐는 시선도 높았다.

옛 제일모직과 옛 삼성에버랜드의 패션사업 양수도를 시작으로 가속도가 붙은 삼성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이런 관측에 상당한 힘을 보탰다. 그룹 전반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가져가는 상황에서 아파트, 토목, 플랜트 등 건설사업이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것은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도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향후 합병 재추진 가능성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두 회사는 일각에서 '상반기 중 합병 재추진'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기다렸다는 듯 "계획 없다"고 즉시 답변공시를 내놨다.

이에 대해 양사의 내부 관계자들은 "답변 그대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며 "합병 이슈는 사실상 거의 없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전했다. 지난해 주주들의 반대로 양사간 합병이 무산된 이후 '시장 상황을 봐서 합병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 자체가 180도로 바뀐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양사간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없어졌다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건설사업을 합치거나, 한화와의 화학·방산계열 4개사 빅딜처럼 또다른 매각 이슈가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이같은 관측은 중화학 분야의 사업재편에서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을 따로 떼어 한화에 매각한 학습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사실 한화와의 '빅딜'은 전문가들 조차 예상 밖의 선택이라고 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오히려 삼성종합화학의 경우 삼성 오너일가의 경영권 구도상 향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몫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을 정도다.

하지만 삼성은 한화의 빅딜을 통해 이들 계열사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활을 걸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사업구조의 재편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재계 인사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은 사실상 장래 매각을 위한 수순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삼성이 전자와 금융을 중심축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건설사업은 정리 대상일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삼성물산에서 건설과 상사를 분리한 뒤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의 건설사업을 묶거나, 상사부문을 분리한 뒤 존속시키고 건설은 매각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며 "삼성 입장에서는 현재 실질적인 지주사 위치에 있는 제일모직에 건설사업을 남겨두고 키우는 편이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건설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지배구조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당장 매각 이슈가 부상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반론도 내놓는다.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물산의 위치상 당장 빅딜과 같은 발표가 나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계는 삼성에서 매각 이슈가 또다시 나온다면 1순위로 보안경비업체인 에스원을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지분 25.65%(974만여주)를 보유한 일본경비업체 세콤(SECOM)이다. 삼성에서는 삼성SDI가 11.03%, 삼성생명이 5.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능성 측면에서 보자면, 삼성SDI와 삼성생명의 에스원 보유지분 매각은 한화와의 딜이 마무리된 이후 현실화될 수도 있다"며 "삼성 내부에서도 이런 검토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최근 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당사와 직접적인 사업적 관계가 없는 지분에 대해서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매수가 있을 경우 매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생명 역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상한 이후 에스원이나 호텔신라, 삼성중공업 등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 가능성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그룹 사업·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2013년부터 불필요하게 거미줄로 얽혀있는 지배구조를 보다 간결하게 만들면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전자와 금융을 양대 축으로 사업과 지배구조를 새로 짜는 재편작업을 진행 중이다.

복수의 삼성 관계자는 "각 계열사들의 전문적인 역량을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결합해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이전 한계돌파를 위해 큰 줄기의 그림을 미리 그려놨던 사안이다.

이 회장의 입원이 길어지면서 공백기인 지난 1년 동안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그룹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세부 재편작업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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