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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788일 '최장수 산업부 장관'…빛과 그림자

기사등록 : 2015-05-0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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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공공기관 정상화 업무 성과…무색무취 정책 지적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최장수 산업부 장관' 타이틀을 획득했다.

윤상직 장관은 지난 2013년 3월 11일 취임해 이날로 788일째 근무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정부조직법 개정에 의해 종전의 상공부와 동력자원부가 합쳐진 '상공자원부'가 출범한 이후 가장 오래 장관직을 수행한 기록을 세운 것. 이전 기록은 2003년 12월 17일부터 2006년 2월 10일까지 787일 장관직을 맡은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상공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이낙선 전 장관이 1969년 10월 20일부터 1973년 12월 2일까지 총 1505일을 맡은 기록이 있다

관가와 업계에서는 윤상직 장관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나 공공기관 정상화 등 중요 업무에서 성과를 낸 것을 장수의 비결로 꼽았다.

하지만 본인의 소신 보다 정부 정책의 흐름에 맞춰 무색무취한 정책을 무난하게 하는 스타일이란 비판도 나온다.

◆ 상공자원부 이후 최장수 장관…이희범 전 장관 787일 넘어서

윤상직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부의 통상업무를 지식경제부로 이관하면서 개편된 '산업통상자원부'의 첫 수장을 맡았다. 지경부 제1차관에서 장관으로 승진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그의 앞에는 새로 이관된 통상 정책과 에너지 수급 정책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명 '원전마피아'라는 원전비리 문제가 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만 2년 2개월이 다 되도록 여전히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은 지난해 6월 개각 때에도, 올 초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이 출범할 때에도 그는 산업부를 지켰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통상·공공기관 정상화 등 업무 성과

윤 장관은 산적한 현안 하나하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처음으로 이관돼 온 통상분야에서 우리나라 제1의 교역대상인 중국과의 FTA 체결이라는 굵직한 결과물을 내놨다. 정부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연간 관세절감 예상액이 약 6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뉴질랜드, 베트남과도 FTA를 타결하며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를 넓혔다.

윤 장관은 솔선수범을 통한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취임 초기 밀양 송전탑 문제를 놓고 갈등이 이어지자 윤 장관은 휴가도 반납하고 현장을 찾았다.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이나 원전비리 등 굵직한 현안들이 터질 때에도 그는 직접 나서 상황을 수습했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 과제로 내세운 공공기관 정상화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16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520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00억원 줄었다. 2011년 61조7000억원 증가한 이후 2012년 35조7000억원, 2013년 24조8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점차 줄어들다가 지난해 들어 비로소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윤 장관은 어떤 일을 특별히 잘했다고 평가하는 게 사치일 정도로 너무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며 "항상 현안에 몰두하면서 직원들과 한 호흡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14년 정부업무평가에서 보건복지부·환경부와 함께 가장 높은 등급인 '우수'를 받았다.

◆ 무색무취 산업 정책…인사적체 지적도

다만 산업정책 분야가 무색무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대 산업엔진 프로젝트'나 '제조업 혁신 3.0' 등을 내세우긴 했지만 '윤상직'하면 떠오르는 핵심 정책이 없다는 것.

정통관료 출신인 만큼 교과서적인 일 처리에는 능하지만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본인의 능력과는 별개로 외부적 요인에 의해 장관 임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게 위스콘신대 동문의 후광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경제수석,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등이 위스콘신대 동문이다. 이들은 박근혜캠프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지난해말 최경환 부총리에 이어 위스콘신대 한국 총동문회장직을 맡았다.

잇따른 총리 낙마에서 볼 수 있듯 현 정부 들어 청문회 통과가 만만치 않아 큰 사고를 치지 않으면 장관을 교체하지 않는 분위기도 장수 이유로 꼽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이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에 합류해 장기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뿐만 아니라 장관이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서 부처의 전체적인 인사적체를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윤 장관은 1956년 5월 경북 경산 출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 대학원에서 석사를,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1982년 공직에 입문했다. 지식경제부 기획조정실장과 산업경제정책관, 제1차관 등 요직을 거친 뒤 산업부 장관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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