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투자자들이 8일 오전 8시30분을 기다리고 있다. 4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트레이더들은 숨을 죽이는 모습이다.
3월 지표가 대폭 악화된 데 이어 발표되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경기 향방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 이어 주식과 채권시장의 행보까지 다각도로 파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입사 지원서를 작성하는 구직자들[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달 신규 고용이 20만건을 밑돌 경우 실물경제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달리 고용이 대폭 늘어나도 문제다. 25만건에 이르는 지표 개선이 이뤄질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을 증폭시켜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신규 고용이 23만건 늘어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3월 수치인 12만6000건의 약 두 배에 이르는 것이다.
RBS 증권의 기 버거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지표가 지나치게 호조를 이뤄도,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쳐도 문제”라고 말했다.
UBS의 아트 카신 이사는 “고용 지표가 20만건을 밑돌 경우 국채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을 여지가 높고, 이론적으로 수익률 급락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며 “하지만 이와 동시에 경기 부진에 대한 경계감을 높여 주식 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 지표가 경기 진단과 채권시장을 통해 서로 상반되는 방향으로 주식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임금 상승률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월에 비해 0.2%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금 상승률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연결고리를 갖는다. 임금 상승률이 저조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고, 이는 채권 가격에 버팀목을 제공한다.
이 경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제한해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임금 상승률 부진이 경제 성장의 기대감을 꺾어놓을 경우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으 라이언 스위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임금 상승률이 현 수준에서 대폭 높아져야 한다”며 “최근 고용 지표는 실업률과 임금 상승률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4월 실업률이 5.4%를 기록, 전월 수치인 5.5%에서 하락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약 7년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