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SK텔레콤이 제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최근 KT가 출시한 데이터 사용량을 중심으로 한 요금체계다.
SK텔레콤은 시장 1위 사업자인 만큼 정부로부터 요금제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미래부의 보완 요구로 출시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이번주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보이기로 했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올초부터 SK텔레콤과 미래부가 새 요금제에 대해 계속 협의해 왔으나 최근 SK텔레콤이 제출한 요금제는 미흡한 점이 있어서 보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미래부와 SK텔레콤은 약 5개월간 새 요금제를 협의해 왔으나 타협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는 KT와 같은 요금제 구조를 원했는데, SK텔레콤은 다른 구조를 원했다”면서 “SK텔레콤이 출시한 요금제는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콘셉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은 미래부와 새 요금제에 대한 협의를 마치는 대로 새 요금제 상품을 출시한다고 했으나 보완책을 준비해 다시 미래부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기존 통화량이 아닌, 데이터 사용량을 중심으로 요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KT의 경우 소비자가 데이터 사용량(300MB~30GB)을 기준으로, 요금을 선택하도록 했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 버라이즌, NTT 도코모 등 글로벌 통신사들도 이미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제는 미래부로부터 인가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데이터 중심 요금제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게 할 것인지, 얼마나 줄 것이냐 등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의 데이터 요금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인 가계통신비 인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T측은 데이터 요금제 도입에 따라 1인당 평균 월 3590원(KT LTE 고객 1000만명 기준), 연간 총 4304억원의 실질적인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강국현 KT 마케팅전략본부장은 데이터 요금제 출시 간담회를 통해 “현재 요금제대로라면 KT는 막대한 손해를 보지만, 미래 수익을 보고 과감한 요금제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며 통신사 수익성 변화를 강조했다.
880만명의 LTE 가입자를 보유한 LG유플러스도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도입 시 약 연간 4000억원대 가계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이주 데이터 요금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일정 요금제 이상 가입 시 비디오 무료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등 요금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KT와 경쟁 관계인 SK텔레콤 입장에서 KT 수준의 요금제 도입 시 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의 상당 부분 손해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 중 LTE 가입자는 1700만명이 넘는다. 계산상 SK텔레콤이 KT 수준의 데이터 요금제 경쟁력을 갖추면 연간 7316억원의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다.
KT 데이터 요금제와 글로벌 통신사 데이터 요금제 비교 <표 = 송유미 미술기자>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