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유통업계에 이어 정보통신기술(IT)업계도 최저임금 인상에 동참했다.
‘빈부격차의 계곡’으로 악명 높은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변화가 최근 미국에서 거세진 최저임금 인상 흐름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위하는 노동자 <출처=블룸버그통신> |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12일(현지시각) 용역업체 직원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저시급을 15달러로 인상하고 복지혜택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과 경비원, 식당 종업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소 15일의 유급휴가와 병가를 받을 수 있다. 아이를 낳고도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4000달러를 추가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이 상향 조정한 최저시급 15달러는 미국 연방정부 최저시급인 7.25달러의 두 배다. 캘리포니아주 최저시급인 9달러보다도 6달러가 많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저임금 인상은 지역사회와 기업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라며 "특히 저임금 노동자의 70%에 이르는 여성들이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이 같은 결정에 미국 현지의 반응은 뜨겁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최저임금 이슈에 대해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저임금 인상이란 결정을 통해 소득 불평등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페이스북 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 터줏대감들도 최근 속속 소득불평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구글과 애플, 야후 등은 지난 2월 통근버스를 운영하는 외주업체 소속 운전기사들이 산별노조에 가입하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실리콘밸리의 빈부격차 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실리콘밸리 임금인상 캠페인을 주도하는 워킹파트너십USA의 데레카 메렌스 이사는 "실리콘밸리 고액 연봉자들과 비교하면 최저시급 15달러는 여전히 적다"고 지적했다.
현지 싱크탱크인 조인트벤처실리콘밸리 조사 결과 숙련된 기술자들의 연봉 중간값은 11만9000달러로 미숙련 노동자들의 연봉 중간값 2만7000달러를 크게 앞섰다.
아울러 최근 일련의 임금인상 조치에 연방정부의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켄 제이콥스 UC버클리대학 노동센터장은 “새로운 규정이 페이스북 전체 직원에게 적용되지 않고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며 "페이스북의 새로운 규정이 어떻게 적용될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