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독일에서 시작된 묻지마 국채 투매에 글로벌기업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채권 투매로 금리가 치솟고 주식과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저금리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몇 달 동안 지속된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기업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로드하 그룹 부동산 개발 현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시장조사기관 딜로직 집계 결과,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이 발행한 고금리 채권은 21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인도 최대 부동산개발회사 로드하그룹은 지난 3월 2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12% 금리에 발행했다. 로드하그룹은 앞서 지난해 12월 10% 내외 고금리 채권 발행을 계획했지만 수요부족에 철회한 바 있다.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에 놀란 투자자들이 리스크 우려를 떨치기 위해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상황도 마찬가지다. 딜로직에 따르면 최근 2주동안 발행된 유로 표시 회사채 규모는 73억유로다. 이는 독일 국채금리 급등세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중순 2주 발행분 251억유로의 3분의 1도 안된다. 그만큼 유럽 채권 발행시장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는 방증이다.
미셸 로이 SC로이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의 위험 기피 성향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급전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채권을 선택하고 있다.
크리스 미코쉬 토르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공동 창업자는 "기업들은 지분매각 또는 고금리 채권 발행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너들은 지분매각보다 15%에 가까운 높은 금리의 단기 채권 발행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등 비은행권이 기업 대출 시장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펀드정보제공업체 프레친은 드라이파우더(투자 목적으로 모금됐으나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미투자 자금) 등을 포함한 전 세계 비은행권 대출 규모가 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08년 말에서 84% 증가한 수준이다.
미코쉬 창업자는 이 중 아시아 기업들이 헤지펀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2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