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잔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분양시장이 살아나자 건설사들이 장기간 분양하지 못했던 미착공 PF사업에 대한 분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PF대출이 감소하자 향후 건설업계의 유동성 개선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의 PF대출 잔액이 최대 5000여억원 줄어들었다. 부동산 PF는 시행사가 PF대출을 받고 시공사가 지급 보증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미래에 들어올 분양수익금을 바탕으로 금융사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시행사는 규모가 작고 자금능력이 떨어져 시공사인 건설사가 PF 리스크(위험)를 떠안는 게 일반적이다.
현대산업개발은 PF대출 잔액이 지난 2013년 말 8512억원에서 지난달 5284억원으로 37.9%(3228억원) 줄었다. 천안 백석 아이파크와 울산 약사 아이파크 등이 분양됐기 때문이다.
올해 PF대출 잔액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송파구 가락시영(750억원), 경기도 구리갈매 아이파크(1420억원) 등이 분양을 대기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PF대출 잔액이 2013년 말 2조4047억원에서 지난달 1조9488억원으로 18.9%(4559억원) 감소했다. 4000억원 규모의 김포 ‘풍무 푸르지오’ 분양을 해결한 게 큰 힘이 됐다.
이 회사는 파나시티(3000억원), 더유니스타(1130억원), 한스자람(685억원), 피데스개발(915억원), 그리심(1450억원) 등의 채무를 보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1조7815억원에서 1조6124억원으로, 대림산업은 1조832억원에서 1조313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KTB투자증권 김선미 애널리스트는 “미분양 주택이 발생하면 일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나 매출 확대, 잠재손실 축소 등의 혜택이 더 클 것”이라며 “특히 자체사업까지 진행하는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PF대출 규모는 올해 들어 더욱 감소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현대건설은 올해 미착공 PF 3곳(총 6305억원)을 분양할 예정이다. GS건설은 5000억원, 대우건설은 4000억원 정도를 줄일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분양 열기가 살아나자 건설사들이 장기간 묵혀뒀던 단지들의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며 “미착공 PF 전환이 성공을 거두면 리스크 축소 뿐 아니라 이자 감소, 매출 확대 등 실적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