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미국 항소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이 진행 중인 스마트폰 특허침해 소송에서 1심과 엇갈린 판결을 내놨다. 약 1조원의 배상금액이 부당하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이 일부 인정돼, 액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순회 항소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의 디자인 특허는 침해했지만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는 침해하지 않았다며 (1심의) 배심원단이 판단한 내용을 무효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9억3000만달러(약 1조원) 배상 판결을 1심으로 환송한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드 드레스란 상품으로부터 느끼는 포괄적·시각적인 '느낌'을 말한다. 애플은 지난 2011년 삼성전자가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형태, 직사각형 모양을 둘러싼 테두리(베젤), 화면 상단의 좌우로 긴 모양의 스피커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미국 항소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이 진행 중인 스마트폰 특허침해 소송에서 1심과 엇갈린 판결을 내놨다. <사진제공=뉴시스> |
항소법원은 트레이드 드레스에 대한 보호는 제품의 모방을 통해 이뤄지는 경쟁의 기본 권리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전면부 디자인과 테두리,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그리고 화면을 두 번 터치해 표시 내용을 확대하는 기능 등에 대해서는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베낀 것으로 인정했다.
이날 판결로 향후 배상금은 9억3000만달러(약 1조원)에서 트레이드 드레스와 관련된 3억8200만달러(약 4000억원)가 줄어든 5억48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애플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진행 중인 2건을 제외하고 모든 국가에서의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날 뒤집힌 1차 소송 이외에도 삼성은 애플이 추가로 제기한 2차 소송에 항소를 진행 중이어서, 향후 재판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