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알고리즘 거래를 사용하는 헤지펀드가 국제 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알고리즘 거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장 진입시간과 가격 결정을 포함한 다양한 거래를 자동으로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금 시장의 주체였던 은행과 기관들이 규제와 리스크 회피에 따르는 비용을 이유로 거래를 축소한 까닭이다.
금 <출처=AP/뉴시스> |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금시장연합(LBMA) 통계에서 지난 2월 기준 은행들이 거래한 금은 1780만온스로 집계됐다. 12개월 만의 최저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서 지난해 말 기준 업자 간 자율 장외거래(OTC) 시장의 금 파생상품 발행규모는 3000억달러로 확인됐다. 2005년 6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해 4월 도이체방크는 금 제품의 기준 가격을 결정하는 '골드 픽스'에서 빠진 이후 귀금속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와 옵션 리스크 회피로 인한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런던 '골드 픽스'는 각종 금제품 가격과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 가격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19년 만들어졌다.
데이비드 고벳 마렉스스펙트론 귀금속 거래 대표는 "중앙은행을 비롯한 기관들이 금 시장에서 철수하자 알고리즘 기반의 헤지펀드들이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헤지펀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알고리즘 기반의 헤지펀드들은 일관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며 "금 가격 변동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유동성이 필요한 순간 유동성 고갈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금 시장의 무게중심이 유럽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금 소비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상하이 금거래소로 유동성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금 시장 관계자는 "중국 금 옵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은 물론 올해 안으로 중국의 금 가격결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유동성이 동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