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애플이 공개한 1000만원대 명품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에디션'에 시장의 시선이 싸늘한 가운데 애플워치 에디션이 금값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출시에 앞선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18K(캐럿)으로 도금한 애플워치 에디션의 폭발적인 수요가 애플의 금 소비를 늘려 금값 반등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워치 에디션 [출처: 애플] |
애플 전문 웹진 티드비츠의 존 센터스 편집장은 "골드버전인 애플워치 에디션이 매달 100만대 이상 팔리면 애플이 전 세계 금 생산량의 30%에 해당하는 연간 746t(톤) 가량의 금을 소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세계 1·2위 금 소비국인 중국(842t)과 인도(813t)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10일 현재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0.27% 오른 온스당 1163.20달러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279억1680만달러(약 31조4482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특히 지난해 애플 실적 대박에 결정적 역할을 한 중국이 애플워치 골드버전의 큰 손으로 떠올라 다시 한 번 애플워치 매출을 지지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중국은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동시에 세계 최대 명품 시계 시장이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는 지난 1월 중국과 홍콩에 수출된 명품 시계는 4억달러 규모로 미국과 싱가포르, 아랍에미레이트 등 상위 5개국이 소비한 것의 두 배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태그호이어, 위블로 등 명품 시계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등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장세를 보인 점도 애플워치의 중국 시장 공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애플이 연간 판매량이 3000만대에 이르는 스위스 명품 시계업계의 점유율 1%만 가져와도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워치의 명품 시계시장 점유율 1%는 전체 스마트워치 매출의 27%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애플워치 골드버전이 금값 반등의 열쇠가 된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분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투자은행 파이퍼재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도 "연간 1200만대라는 애플워치 판매량 전망은 너무 과장됐다"며 "애플은 애플워치 골드버전을 연간 1만대 정도 판매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표적인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지난해 판매량이 최대 75만대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애플이 특허기술을 통해 애플월드 골드버전에 사용할 금을 대폭 줄인 점도 금 수요를 늘리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포브스는 애플은 애플워치 출시에 앞서 세라믹 입자 함유를 늘려 더 가볍고 단단한 합금을 제조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 특허는 세라믹 비중을 늘려 금이 적게 들어가도록 하는 합금 방식이다.
특허기술로 만든 세라믹 합금에 사용되는 금은 일반 18K캐럿 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절반 수준이다. 즉 애플이 출원한 특허가 등록되면 상대적으로 적은 금으로 많은 애플워치를 제조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애플워치 에디션 가격에 비해 함유된 금의 비중도 낮아진다.
금거래업체 불리온밸루트의 애드리안 애쉬 연구원은 "매달 애플워치 에디션 100만대를 판매하는 일은 기적"이라며 "애플의 브랜드와 제품을 명품으로 볼 수 없어 애플워치 골드버전 수요는 저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