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자산 규모가 3조달러에 육박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1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ETF는 지난 1993년 처음 선보인 후로 성장세를 거듭, 지난 3월말 현재 자산규모가 3조달러에 이른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당시 수준인 7740억달러의 약 4배 규모다.
<출처=국제금융센터 보고서> |
ETF가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금융위기 후 투자환경이 바뀐 데다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투자 환경은 ▲글로벌 저금리 ▲유동성 장세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선호도도 ▲저렴한 수수료 ▲높은 접근성 ▲유동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는 ETF로 옮겨갔다.
글로벌 ETF의 대규모 성장은 신흥국 증시에서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신흥국 주식 ETF 규모는 2520억달러로 선진국 주식 ETF의 10분의 1 정도지만, 신흥국 시장규모가 더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ETF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신흥국 주식펀드의 자금흐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신흥국에 투자하는 ETF 규모도 급증할 전망이다. 향후 ▲신흥국 투자가 증가하고 ▲중국·인도 등의 투자규제가 완화되며 ▲아시아 지역 역내 펀드판매가 자유화될 경우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st&Young)은 아시아 ETF 시장의 연평균 성장세가 25~30%에 이르러 미국(10~15%), 유럽(20~25%)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ETF의 성장은 변동성 측면에서 긍·부정적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 우선 ▲해외 개인자금이 기관투자 자금으로 바뀌며 ▲패시브 자금의 거래회전율도 낮아져 자금 유출입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반면 증시에서 ETF의 비중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펀드 청약·환매로 인한 대량 매수·매도세가 집중될 수 있다. 또 ETF의 주요 투자자층에 개인투자자도 있어 이들의 심리변화가 증시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신흥국의 경우 증시 유동성이 부족해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신흥국 ETF는 동일한 벤치마크와 소수의 투자종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자금이 한 쪽으로 쏠릴 여지가 많다"며 "거래량이 많지 않은 특정 종목은 가격변동성이 증폭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