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남현 기자]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은 상향편의가 있어 왔다. 여태까지 KDI가 한은보다 더 낮게 전망해왔을 것이다. 실제치도 한은은 물론 KDI 전망보다도 낮게 나왔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음에 따라 KDI와 한국은행간 올 전망치에 대한 자존심 싸움이 본격화한 분위기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가 20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KDI는 오늘(20일) 경제전망치를 애초 3.5%에서 3.0%로 하향수정했다. 또 전망에 상당한 정도의 하방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연금 및 노동시장 관련 개혁이 지지부진해 구조개혁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거나 ▲최근 가파른 가계부채 문제를 통제하지 못해 금리인하 정책이 제약될 가능성 ▲세입여건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지 못해 올해에도 세입결손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 등 세가지 전제조건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2%대 성장률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한은은 한달전인 지난달 9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 경제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1%로 낮춰 잡았다. 또 이를 잠재성장률 수준이며 완만한 개선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의 세수결손을 6조원 내외로 전제함에 따라 실제 결손이 이 보다 클 경우에는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밝혔었다.
당시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성장경로의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하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중립적으로 본다”고 밝혔었다.
◆ 물가전망치 이견..KDI 0.5% vs 한은 0.9%
<자료제공 = KDI> |
KDI는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 들어 0%에 가까운 수준까지 하락하였으며, 향후에도 경기회복세가 제한적인 가운데 저유가 상황도 유지되면서 매우 낮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물가는 완만한 내수 회복에 따라 마이너스 수요압력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겠으나, 유가하락 등 공급 측 요인으로 인해 올해 0.5%의 낮은 상승세를 나타내겠다’며 ‘유가하락 영향이 소멸되는 내년에야 1.4%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은은 올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장민 국장은 지난달 전망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올해보다 내년 잠재치가 올라가고, 명목 소득이 증가하면서 다른 가격들도 오를 것이라고 본다”며 “인상이 억제됐던 개인 서비스요금과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경제 흐름이 개선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2.2%)도 무리가 없으며 중립적인 수치”라고 밝혔었다.
근거가 되는 원유도입단가에도 차이가 있었다. KDI는 두바이유 기준 평균치로 올해 배럴당 60달러, 내년 66달러를 전제했다. 반면 한은은 두바이유 80% 기타 20% 비중 기준 평균치로 올해 배럴당 58달러 내년 67달러를 예상한 바 있다.
◆ 추가 금리 인하 필요 vs 경기 흐름 전망치와 부합
KDI는 구조개혁, 재정, 1~2회의 추가 금리인하를 주문했다. 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이 2%대로 갈 가능성이 많다”며 “1~2회에 걸쳐 금리인하를 하고 재정은 최소한 결손이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고 구조개혁도 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금리정책이라는 것은 예단하기 쉽지 않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탄력적 내지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 실제 경제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치 못한다”면서도 “환율이 크게 오르거나 부동산시장이 급등한다면 모를까 지금의 추세라면 금리인하를 하는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5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4월에 수정전망을 내 놓으면서 앞으로 2분기 이후의 경제 흐름을 내다본 것이 있다. 한 달 사이의 지표라든가 모니터링 결과를 판단해 보면 한달 전에 본 경기 흐름, 전망이 실제 나타난 상황과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