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시중은행들의 금리 얌체짓이 여전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예금금리는 신속하게 큰 폭으로 내리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는 천천히 찔금 내리고 있어서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오히려 가계 신용대출 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슷한 시기 여러차례 예적금 인하에 나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 3·4월 취급분 ,단위: %, %포인트 <자료=은행연합회>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한은은 지난 3월 12일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인하한 1.75%로 끌어내렸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떨어지는 게 수순인데, 일부 은행은 은행마다 재량 여지가 큰 가산금리를 조정해 전체 대출금리 하락을 방어한 것이다.
같은기간 이들 은행은 자체 기준금리가 0.07%포인트~0.14%포인트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가산금리는 하나은행 0.5%포인트, 제주은행 0.43%포인트, 전북은행 0.13%포인트, 광주은행 0.18%포인트 올랐다.
반면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수신금리 인하에는 발빠른 보조를 맞췄다. 가령 하나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한 하루 뒤인 3월13일 공고를 내 3월16일부터 일반정기예금 등 10가지 넘는 예금상품 금리를 0.2%포인트(만기1년기준)내렸고, 20가지가 넘는 적금상품도 0,1%포인트~0.3%포인트(만기1년기준)까지 금리를 떨어트렸다.
이어 3월24일과 4월15일, 4월21일 등 4월까지만 총 4차례에 걸쳐 동일하거나 다른 수신상품의 금리를 줄줄이 낮췄다. 이에 따라 만기 1년짜리 '하나 369 정기예금'은 3월 기준금리 인하 전 2.10%에서 1.90%→1.80%→1.70%로 0.4%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하나은행만의 행태는 아니다. 제주, 광주 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이 3월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금금리를 빠르게 끌어내렸다.
신용대출만이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도 금리 역주행 현상이 있었다. 대구은행은 분할상환과 일시상환방식 주담대대출 평균금리에서 4월 취급분이 3월 취급분보다 각각 0.05%포인트, 0.01%포인트 더 높았다. 신한은행은 분할상환 주담대 대출 평균금리가 3월과 4월 차이가 없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타행들이 적극적으로 금리를 낮춰서 취급하는 상황에서 하나은행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태로 보여진다"면서 "3월중 신규 취급 신용대출금리 중 거액 신용대출이 2% 후반대의 저금리로 취급되다 보니, 타행 대비 3월 평균금리가 낮아 상대적으로 4월에는 금리가 상승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