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이른바 ‘큰 손’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최근 1개월 사이 글로벌 주요국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데다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의 급변동에 속수무책으로 낭패를 당했다.
투자가들은 올해 말까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급변동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행보가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 4월 세계 최대 채권펀드라는 타이틀을 상실한 핌코는 수개월 동안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하락 및 독일 국채 상승에 베팅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야누스 캐피탈 그룹의 빌 그로스 매니저 역시 최근 1개월 사이 펀드 운용 수익률이 최하위 2%로 밀렸다. 독일 국채에 대해 강력하게 매도를 권고하며 실제로 하락 베팅에 나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채권 베테랑으로 꼽히는 루미스 세이레스의 댄 퍼스 역시 채권과 외환 트레이딩에서 일격을 맞았다. 포트폴리오의 28%를 비 달러화 자산으로 채운 데 따라 수익률이 경쟁 펀드와 벤치마크를 밑돌았다.
퍼스는 “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다”며 “시장 급변동에 따라 날마다 투자 전략을 수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인 반응보다 중장기 대응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 규모 237억달러의 루미스 세이레스 채권 펀드는 연초 이후 0.2% 손실을 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루미스 세이레스 채권 펀드의 수익률은 경쟁사 펀드에 비해 2.10%포인트 뒤쳐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운용 성과가 동종 펀드 가운데 하위 2%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 683억달러의 템플턴 글로벌 채권펀드 역시 연초 이후 1.38%의 수익률을 기록해 경쟁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43%를 밑돌았다.
핌코의 댄 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는 “금융시장 급변동에 대한 단기 대응보다 장기 투자를 통해 플러스 알파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며 “장기 투자를 통해 투자 자산을 보호하는 한편 손실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17일 0.049%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초래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1개월 사이 수익률은 가파르게 상승했고, 최근 0.5%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