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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엔화 '숏포지션' 급증.. "130엔 돌파에 베팅"

기사등록 : 2015-06-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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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에서 엔화로 관심이동.. 일부 "달러/엔 125엔 상단 등 박스권" 전망도

[뉴스핌=정연주 기자] 엔화 환율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파른 엔저로 달러/엔 환율이 130엔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125엔선에서 상승세가 막힐 것이란 예상도 만만찮다.

이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엔화 순매도(숏, short)포지션 규모가 과거에 비해 적은 점을 고려, 엔저가 심화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일 금융업계와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등에 따르면 5월 26일 기준 엔(YEN) 선물의 투기적(Non-Commercial) 순매도 포지션은 6만2224계약이다.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엔화 약세(엔저) 베팅을 의미한다. 

한지윤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저가 예상되기 때문에 숏포지션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엔저가 심화될 수도 있다"며 "투기적 포지션의 순매도 규모가 과거보다 청산된 상황인데, 다시 숏을 쌓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엔화 선물의 투기적 순매도 규모는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 기대로 급증해 2013년 12월 14만4000여 계약에 달하기도 했다. 통상 불확실성이 커질 때 순매도 포지션이 쌓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가파른 하락 추세를 보였으며 급기야 올해 4월 말에는 스퀘어포지션(매수-매도 균형)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로지역에 집중됐고, 동시에 달러/엔 환율이 118엔~122엔 박스권에서 갇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엔저에 베팅하는 숏포지션이 누적됐다가 달러/엔 환율이 박스권 흐름을 보이면서 정리됐다"며 "새로 엔화 약세를 베팅하기에는 포지션이 가벼워져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그간 관심이 집중됐던 유로플레이가 재미없어지다 보니 엔저베팅을 한 번 해볼까 하는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숏베팅이 줄어든 것은 완만한 엔저를 전망케 했지만, 달리 보면 오히려 엔저 베팅을 유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최근 엔화 약세가 다시 화두에 오르면서 엔저 베팅이 재개되는 모양새다.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엔화, 유로화 약세 전망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스퀘어 수준이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현재 직전 최대치의 절반을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늘었다. 유로화에 집중됐던 관심이 다시 엔화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졌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최근 추세를 보면 엔화의  숏포지션이 더욱 확대될 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엔화 약세가 어디까지 진행되느냐에는 전망이 갈리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하반기 중 130엔을 돌파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125엔에서 치열한 공방지점이 될 것이나, 9월경부터 130엔도 충분히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며 "달러 조정 국면 당시 다른 통화는 강세 베팅이 이어졌지만, 엔화는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강세가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잠재적으로 베팅 세력이 많은데 그들은 호시탐탐 약세재료만 노리는 상황"이라며 "지난주도 그러한 이유의 약세 베팅이 몰린 것으로 보이며, 향후 비슷한 흐름이 순간적으로 확산하면서 엔저를 가속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125엔 전후로 강한 저항선이 형성될 것이란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엔화 약세 재료가 부재한 데다 일본 당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 달러 강세 수준을 반영하는 데 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외국계은행의 A 딜러는 "122~125엔의 다소 높은 레벨 수준을 형성하면서 결국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윤 연구원은 "유로 숏에 베팅했던 세력들이 다시 엔 숏으로 유입될 수 있으나 달러/엔뿐만 아니라 유로/엔도 많이 거래되고 있어 복합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변동성이 커진 달러/엔에 초점이 맞춰지긴 했으나 지난 2년간 엔저가 급격하게 진행됐고, 완화정책이 선반영됐기 때문에 작년만큼의 가파른 엔저 흐름이 나타나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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