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채권시장이 적신호를 내고 있다. 유로존 채권시장이 올들어 첫 손실을 기록하는 등 냉각 기류가 뚜렷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조기 종료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채권시장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2013년 5월 발생했던 이른바 ‘테이퍼 발작’을 재연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 4월15일까지만 해도 올들어 4.6%의 상승을 기록한 지수는 가파른 하락 반전을 연출한 셈이다. 특히 5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0.3% 오르며 6개월만에 상승,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크게 진정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독일 국채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7bp 오르며 0.89%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수익률은 2012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BNP 파리바의 로렌스 머트킨 채권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ECB의 QE가 궁극적으로 경기 부양 효과를 내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높이는 한편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확신하면 채권 수익률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장중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11%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 역시 11월 이후 최고치인 2.14%까지 상승한 뒤 2.07%로 후퇴했다.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경제 지표가 신통치 않다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지배적이지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날 장중 13bp 뛴 2.38%까지 올랐다.
뿐만 아니라 투자등급 회사채가 최근 이틀 사이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최근 채권시장 움직임이 2013년 ‘테이퍼 발작’과 흡사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BOA의 한스 미켈슨 전략가는 “투자등급 회사채에서 2013년 테이퍼 발작 당시와 같은 자금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미 채권이 당시와 흡사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주 사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6%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경우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의 ‘팔자’가 한층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