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시장을 휘젓는 본토 투자자들로 증시의 변동성만 확대될 뿐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본토와 홍콩의 주식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차이를 고려하면 홍콩증시를 통해 중국 본토 익스포저를 늘리는 편이 좋다고 권고한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의하면 올해 들어 24개 기업의 신규상장(IPO)으로 홍콩증시에 몰려든 자금은 118억달러다. 뉴욕증시(91억달러)와 상하이증시(85억달러)를 앞지르고 세계 최대 IPO 시장으로 꼽혔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후강퉁 등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개혁개방에 속도를 높인 결과, 본토의 유동성이 물밀듯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사우스웨스트증권의 제이슨 챈 매니저는 "IPO 등으로 빠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며 "홍콩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역시 본토 A주에 비해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렌 초우 줄리어스베어 애널리스트는 "연내 선강퉁의 시행은 증시가 다음 랠리를 펼치기 위한 촉매가 될 것"이라며 "A주 시장의 과도한 밸류에이션, A주와 H주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홍콩 증시를 통해 익스포저를 늘리는 편이 좋다"고 제시했다.
◆ "살얼음판 된 본토증시 말고 홍콩으로 익스포저 늘려라"
하지만 지난달 한능박막발전과 골딘 계열사의 주가가 폭락하며 증시를 뒤흔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장세가 떠받치는 살얼음판 랠리에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후강퉁 시행에 본토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 지난 4월 홍콩증시 소속 상위 10개 주가의 변동성은 연초 대비 3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항셍지수의 두배에 이르는 비율이다.
최근 들어 본토 주자자들의 이 같은 변동성 선호 경향은 극단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간 상하이종합주가지수의 변동폭은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70대 벤치마크의 변동폭을 모두 추월했다.
당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목표로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본토 투자자들이 유례없는 자유를 누리는 까닭이다. 지난해 11월 후강퉁 실시 후 중국 투자자들은 매일 105억위안의 홍콩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본토 투자자들이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멘텀 투자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선라이즈증권의 미키 흐시아 트레이더는 "이 같은 투자법은 주식 보유기간을 짧게 해 주가가 움직이는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에 홍콩증권당국은 '쿨링오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쿨링오프제는 주가가 상한폭인 10%에 도달한 경우 5분간 해당 주식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으로 본토 A주는 이미 적용하고 있다.
제프리 챈 홍콩증권협회 회장은 "본토의 유동성이 더 많이 몰릴수록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