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물산을 기습공격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 소송제기 소식에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던 삼성물산 주가는 3% 하락세로 마감됐다.
9일 엘리엇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데 변함이 없다"면서 "이에 따라 엘리엇은 합병안이 진행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삼성물산과 이사진들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등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다음달 17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주권을 확보해야 하는 마지막 날이다. 이날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선 주가 변동추이에서 이날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해왔다. 증권가에선 엘리엇측이 여론몰이에 나선 뒤 고점을 찍을 9일 이전에 시장에서 엑시트(매도)할 것이라는 견해도 일부 있었다.
A운용사 관계자는 "초단기로는 9일 이전에, 중장기는 지분을 현재 수준 또는 일부 추가하면서 대응, 장기전으로 주요주주 지위인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면서 대응하는 등의 시나리오를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 7% 급락했다. 이날도 줄곧 약세를 보이다가 엘리엇측의 소송 제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시 상승세로 반전하기도 했지만 오후장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결국 3% 약세로 마감됐다.
이같은 엘리엇측의 소송 제기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왜 소송제기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겠느냐"면서 "여론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이 등장한 것은 지난 4일이다. 4일 7%의 지분 보유 사실을 공시하면서 동시에 '합병반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분 확보 과정 역시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증권가는 해석했다. 엘리엇은 당초 4.95%의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 3일 2.17%를 추가 매입했다. 이를 두고 헤지펀드운용매니저인 B팀장은 "전형적인 세러데이어택(지분을 천천히 모으고 있다가 5%가 넘는 시점에 많은 물량을 사들이는 것)"이라면서 "5%를 넘기면서 언론플레이하는 행보를 보면 단기차익을 노린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리엇측이 소송을 제기한 만큼 중장기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엘리엇측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다. 장기전 돌입 여부의 분기점은 지분 확보 10%선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자본시장법 제9조와 제172조, 내부자 단기매매 차익반환 규정에 따라 주요주주는 6개월 내 시세차익 발생시 회사에 일정부분 이득을 반환해야 한다. 여기서 주요주주의 기준은 지분율 10%이상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늘릴 경우 6개월 이상 투자를 고려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4일 이후 엘리엇측의 추가 지분 확보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4일 이후 지분 변동이 있었다면 변동발생일 이후 5일내 공시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