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걸친 채권 투매가 마침내 정크본드 시장을 강타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이유로 투자자들의 매수가 끊이지 않았던 정크본드 역시 동반 하강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 사이 하이일드 본드 관련 자산 규모 1~2위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올들어 1~5월 사이 5%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한 정크본드가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자 투자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설득력이 실리자 하이일드 본드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진단이다.
브린 캐피탈의 피터 처르 매크로 신용 전략 헤드는 “최근 들어 위험자산의 하락이 두드러진다”며 “독일 국채를 필두로 채권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은 이후 정크본드의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독일을 진원지로 한 글로벌 채권시장의 공격적인 ‘팔자’에도 하이일드 본드는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5월 글로벌 채권시장이 0.5% 손실을 낸 데 반해 정크본드는 0.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4월에도 글로벌 채권시장이 0.6% 떨어진 반면 투기등급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1.6%의 수익률을 안겨 줬다.
정크본드는 국채나 투자등급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파장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이른바 ‘금리 발작’에도 하이일드 본드가 강한 내성을 과시했지만 저항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달까지 하이일드 본드가 상대적으로 강한 내성을 보였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정크본드 시장이 하강 기류를 타기 시작한 것은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조정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