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삼성물산 3대 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 간의 대결에 삼성 사장단의 표정은 어떨까. 10일 오전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가 열리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는 합병 이슈와 관련된 사장들의 다양한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엘리엇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건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뿐이다. 윤 사장은 이날 오전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 직후 엘리엇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각 주주들이) 주주가치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죠. 각자의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에게 엘리엇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주주가치에 어느 쪽이 더 부합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슈와 관련해 의견을 밝힌 것은 그룹 내 그의 입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금융맨'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지난 1979년 삼성물산으로 처음 입사해 이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3월에는 이 부회장이 중국 시틱(중신)그룹과 금융사업 강화를 협의하는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다.
10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김봉영 제일모직 건설·리조트 부문 사장 <사진=추연숙 기자> |
이날 삼성전자 사옥에는 평소보다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합병과 관련해 답을 듣고자 하는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합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제일모직, 삼성물산 사장들은 특히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었다.
엘리엇의 직접 공세를 받고 있는 삼성물산의 최치훈 대표이사 사장, 김신 상사 부문 사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최 사장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회의에 불참했고, 김 사장은 회의장에는 참석했다고 전했다.
제일모직 사장 2인은 이날 삼성전자 사옥에 나타나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합병 관련 모든 질문에 답을 피하며 "잘 대응해야죠"라는 짧은 말만 남겼다. 김봉영 제일모직 사장도 "잘 대응해야죠"라며 같은 대답만 남기고 미소를 지은 채 답을 피했다.
이들은 향후 합병법인의 대표이사 체제 계획을 묻는 질문, 제일모직 2대 주주 KCC와 최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이날 전동수 삼성SDS사장은 삼성전자와의 합병을 위해 개발인력을 자회사 오픈타이드로 이동한다는 설에 대해 "아니다"며 부인했다. 전 사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