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용과 내수경기를 포함한 미국 실물경제의 뚜렷한 회복 신호가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경제 지표 호조에 9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린 결과 국채 수익률이 강한 상승 흐름을 타면서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미국 주택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주택 건설 현장[출처=AP/뉴시스] |
30년물 고정 모기지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이후 8개월만에 처음이다. 또 지난 한 주간 모기지 금리 상승 폭은 2013년 말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는 한편 9월 실제 긴축이 단행될 경우 시장 금리 역시 상승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 초반 2.503까지 올랐다. 모기지 금리가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연동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금리 상승은 주택시장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 침체 이후 주택 시장이 먼저 회복 신호를 보낸 것은 연준의 제로금리와 이에 따른 모기지 금리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 이 때문에 금리가 오를 경우 주택시장 투자와 가격 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30년물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 2012년 11월 3.31%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5년 만기 곶어 모기지 금리 역시 최근 한 주 사이 3.08%에서 3.25%로 뛰었다.
프레디맥의 렌 키퍼 이코노미스트는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가 고용 지표 개선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주택시장과 건설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통상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졌을 때 건설 섹터가 탈출구를 마련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며 “미국 실물경기와 관련해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도시의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2008년 침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경제 침체 이전 건설 섹터는 GDP의 8%를 차지했으나 최근 4%에 불과한 실정이다.
앞서 케이스 쉴러 주택 가격 지수의 공동 창안자인 칼 케이스 역시 “미국 주택시장이 50년에 걸친 장기 상승 추세를 뒤로 하고, 위험 지대에 처한 상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