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크레디트스위스가 현재 미국 증시는 가치평가 기준으로 볼 때 거품 상태가 아니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중앙은행이 거품을 유발할 수 있어 우려된다는 의견과 함께, 이 때문에 거품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60%~70% 정도 되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앤드루 가트와이테 크레디트스위스 주식 부문 수석 분석가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증시가 과열됐다고 판단하려면 ▲기업 실적과 주가와 괴리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의 극단적인 하락 ▲시장 거래량 추락 ▲투자 과잉 등이 나타나야 하는데 이 중 어느 것도 해당 사항이 없다"면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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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재 뉴욕 증시는 기업 순익이 그대로라고 볼 때 60% 넘게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뉴욕 증시가 꼭지일 때를 PER 기준 23배라고 본다 해도 아직 40% 더 오를 여력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버블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이란 주식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에서 미 국채의 기대수익률을 뺀 수치로,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신용위험이 없는 국채보다 높은 위험을 부담한 것에 대한 보상 개념이다.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거나 주식투자 수익률이 낮아졌을 때 축소되는데, 이는 과거 뉴욕 증시가 꼭지에 다다랐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지난 1900년 이후 6차례 발생한 뉴욕 증시 과열 기간동안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은 주가의 최고점에서 평균 2.4%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재 뉴욕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5%로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크레디트스위스는 분석했다. 뉴욕 증시가 버블 상태라고 판단하기에는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식시장을 거품으로 이끌 만한 요인도 다수 있으며, 이 중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중앙은행 리스크가 꼽혔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물가상승률 하락의 원인을 잘못 파악해 금리를 비정상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중앙은행이 공급 충격으로 발생한 디플레이션을 수요 충격으로 오인해 통화정책을 지나치게 확장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증시 과열을 부채질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유가 충격 역시 거품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가가 낮을 경우 소비자들의 저유가 지속 기대감과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이 맞물리면서 역시 주가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증가하는 것도 증시 거품을 부채질할 요소다. 개미 투자자들은 기관 투자자에 비해 거래기법이 단순하며 주가가 비쌀 때 오히려 더 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안 그래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재로선 중국을 제외하면 소액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투자 사례가 드물다고 크레디트스위스는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