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2분기 글로벌 국채시장이 1987년 이후 최악의 손실을 낼 전망이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진정된 데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증폭된 결과다.
국채 ‘팔자’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아프리카 채권시장이 두각을 나타내 관심을 끌고 있다. 4월 중순 독일을 필두로 한 선진국 국채 수익률 급등이 본격화된 이후 아프리카 지역의 채권시장이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신화/뉴시스] |
국채 급락은 제로금리로 치닫던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반전, 최근 1%를 찍으면서 선진국 전반으로 확산됐다.
미국 고용과 소매판매 등 경제 지표 호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것도 국채 매도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UBS의 사이먼 스마일스 최고투자책임자는 “극심하게 일방향으로 쏠렸던 포지션이 한꺼번에 방향을 돌리는 현상을 연출하고 있다”며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의 매도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의 이른바 ‘발작’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프리카 시장이 상대적인 저항력을 과시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15일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이후 사하라 이남 9개 아프리카 국가의 국채는 1.9%의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 국채가 3.1% 떨어졌고, 유로존 국채가 6% 급락한 데 반해 아프리카 지역은 도미노 매도 공세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얘기다. 낙폭은 미국 국채시장의 3%에 비해서도 작았다.
프론티어 마켓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로 투자자들의 매수가 끊이지 않으면서 채권시장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버거 버만 유럽의 칸 카즐리 이머징마켓 채권 헤드는 “아프리카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호재가 적지 않다”며 “글로벌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더라도 강한 내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올해 4.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머징 아시아의 성장률 전망치보다 높은 것이다.
또 이 지역의 올해 말 GDP 대비 대외 부채 비율은 27%로 예상된다. 유럽 이머징마켓의 부채가 GDP 대비 69%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지극히 낮은 수치다.
랜드 머천트 뱅크의 네마 람켈라완 바나 이코노미스트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이 상당히 탄탄하다”며 “이 때문에 채권 시장의 투자 가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