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번 달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와 시장조사기관 TNS의 조사 결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낮추는 대신 현금 비중과 급매에 대비한 헤지상품의 매입 규모를 늘렸다.
조사는 207명의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일주일 간 진행됐다. 이들 펀드의 운용하는 자산은 5620억달러에 달한다.
◆ 3대 악재 가능성에 주식↓ vs 현금·헤지상품↑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투자자 포트폴리오 내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집계됐다. 이는 10년여 만에 최고치로 직전월에는 4.5%였다. 같은 기간 주식 익스포저는 47%에서 38%까지 감소했다.
다방면에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응답자의 54%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로 9월을 꼽았다. 향후 12개월 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80%로 2011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고 한 투자자들의 순비중은 직전월 6%에서 21%까지 급증했다.
달러화 강세로 향후 1년간 글로벌 기업들의 영업 마진이 줄어들 것이란 의견을 제시한 순비율도 직전월 5%에서 17%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유로/달러 환율 약세 전망은 72%로 나타났다.
그리스 사태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15%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를 예상했다. 그리스가 그렉시트 없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것이란 전망은 42%로 나타났다. 나머지 43%는 긍정적인 해법을 기대했다.
글로벌 증시 중 가장 뜨거운 랠리로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응답자의 70%는 중국 주식시장이 과열됐다는 데 동의했으며, 50%는 중국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악재가 촉발될 경우 나타날 급작스런 투매에 대비한 경계도 높아졌다. 글로벌 투자자의 31%는 증시가 향후 3개월 내로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 헤지 상품에 투자하고 있었다. 조사가 시작된 2008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지난 4월 23%에서 크게 늘어났다.
주식 비중이 줄어든 대신 원자재 등 상품의 인기가 올라갔다. 상품 투자 비중은 2012년 12월 이후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2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아졌다. 원자재는 주식이 약세를 보일 때 안전 투자처로 평가된다.
BofAML의 마이크 하트넷 글로벌 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는 "높아진 현금 비중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까지 남은 거래일은 65일 정도"라고 예상했다.
BofAML의 제임스 바티 유럽증시 전략부문 헤드는 "유럽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유지되고 있지만, 그리스 사태와 최근 급등한 주요국 국채금리로 인한 우려가 커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