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 폭락으로 경영난에 빠진 미국 에너지 기업의 투자로 쏠쏠한 차익을 챙긴 사모펀드 업계가 시야를 전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를 필두로 한 아프리카부터 라틴 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까지 사모펀드 업계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투자 기회를 공격적으로 찾아 나섰다.
국제 유가 반등으로 미국 투자가 성공을 거두자 그 밖에 지역에서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원유 저장 탱크[출처=블룸버그통신] |
2014년 114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투자 규모는 올 들어서도 탄탄하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에너지 섹터에 집중하는 사모펀드 업체들이 연초 이후 확보한 투자 자금은 25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 폭락이 가시화되기 이전인 2013년 자금 조달 규모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칼라일 인터내셔널 에너지 파트너스(CIEP)의 마르셀 반 페케 이사는 “유가 급락이 대규모 기업 및 자산 인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모펀드의 애너지 섹터 투자 열기는 앞으로 2년 가량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IEP는 투자 지역을 북해의 업스트리밍 자산과 나이지리아 및 동남아시아의 유전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가 반등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유전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투자 기회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칼라일 그룹과 CVC 캐피탈 파트너스는 영국 에너지 업체인 센트리카에 50억달러 규모의 신규 유전 및 가스전 투자 펀드 모집을 제안한 상태다. 펀드가 출범할 경우 북해와 북아메리카 지역의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블랙스톤 역시 전세계 에너지 부문에 80억달러 가량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블랙스톤은 에너지 투자 책임자인 쿠스타파 시디키의 오피스를 뉴욕에서 런던으로 옮겼다.
KKR 역시 북미 지역 이외 에너지 섹터 투자를 위해 하룬 반 호벨을 에너지 팀의 새로운 수장으로 지명했다.
업체들은 유가 급락에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진 노후 유전에 눈독을 들이는 움직임이다. 저가에 자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 셰일 붐으로 일격을 맞은 서아프리카와 이 밖에 라틴아메리카 및 아시아 지역도 소규모 원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워버그 핀커스의 사이먼 아이어스 이사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섹터의 투자를 위해 4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며 “전세계 곳곳에 걸쳐 에너지 탐사와 전력 서비스 및 광산업까지 방대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