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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메르스 최전선 국립중앙의료원 "식사도 잊고 싸웁니다"

기사등록 : 2015-06-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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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 통제를 위한 힘겨운 사투 현장

[뉴스핌=이진성 기자]  "점심 때 컵라면 한 그릇 먹고 새벽 3시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국립중앙의료원의 간호사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곳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거점병원이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지 31일째. 이곳의 의료진들은 최전방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19일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 철저한 통제… 외부 유출 가능성 낮아

중앙의료원은 이날 방문을 원하는 기자들에게 한시적으로 취재를 허용했다.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지 직접 확인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떨쳐달라는 취지다.

방문 신청을 하고 병원입구에 들어서자 빨간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외 주차금지', '일반진료 임시 휴업', '환자 가족상담실' 등 긴장감이 가득했다. 입구에 들어서려 하자 간호사 3~4명이 붙잡고 소속과 방문목적을 물어봤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주변에 다른 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병원 곳곳에는 직원들이 배치돼 있었고 소독약과 마스크, 병원 방문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눈을 돌리자 자동차로 가득차있어야 할 주차장엔 텐트로 된 음압병동이 자리하고 있었다. 혹시 메르스 환자의 병실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한다. 안에 들어가보니 일반 병실과 다를 바 없어보였다. 침대부터 해서 응급장비,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다. 여름철 더울 것을 대비해 외부에서 텐트안쪽으로 시원한 공기도 넣어주는 시스템도 배치돼 있었다.

시간이 지나 방문이 허락되고 직원의 안내를 받고서야 건물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건물안으로 들어서자 어두운 로비가 보였다. 한창 외래 환자들로 북적거려야 할 곳엔 간호사 한명과 수십개의 빈 의자만 가득했다.

병원 밖과 큰 차이가 없었다. 주변은 의료진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긴장감만 맴돌 뿐이다. 병실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 조차 쉽게 탈수 없었다. 메르스 병동이 위치한 층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었다. 입구부터 철저한 보안이 유지됐다. 철저한 통제에 질문조차 쉽게 할수 없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음압텐트병동. <사진=이진성 기자>
◆ 최전방을 지키는 의료진, "불안해할 필요 없어"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메르스 환자들이 진료받는 곳이라는 병실앞에 다가설 수 있었다. 병실은 밖에서 볼수 없는 구조였고 의료진들의 분주한 모습만 들어왔다.

그때 노동환 중앙의료원 의사가 다가왔다. "이 병실로 들어서기 위해선 호흡장치가 달린 C 또는 D 등급의 방호복을 착용한 후 이중으로 돼 있는 문을 통과해야 된다"며 "환자의 안전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내부까지는 출입을 허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환자 안전을 위해 통제는 지켜져야 했다.

그때 분주한 의료진 틈 사이로 병실 이중문이 열렸다. 문 사이로 정 모 간호사가 기자를 반겼다. 수척해진 얼굴에 땀인지 눈물인지 알수없는 촉촉함이 묻어 있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지 31일째. 정 간호사가 나오는 순간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 간호사는 "이곳은 긴장감에 가득차 있다. 혹시나 내 옆에 동료가 의심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하며 3교대로 일하는 중이다"며 "가장 힘든건 부족한 인력에도 환자를 철저히 케어해야 된다는 것. 그것이 사명"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한 그는 "보호복을 입는 순간 부터 땀이 나기 시작하고 호흡도 어려워지는데 나로인해 전염될까봐 벗을 수 없다"며 "점심때 컵라면 한그릇 먹고 새벽 3시까지 아무것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의료진들의 눈가가 촉촉지는 것이 이 모든 상황을 말해주는 듯했다.  메르스가 발생한지 31일째. 그들은 메르스 종식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모든 의료진들이 메르스를 종식시키기 위해 땀흘리고 있다"며 "감염경로 통제를 비롯해 환자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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