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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식과 채권을 둘러싼 월가의 투자심리가 극명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채권 펀드 매니저들이 현금 비중을 사상 최대치로 확대, 본격적인 조정에 대비하고 나선 반면 주식 전략가들은 전례를 찾기 힘든 배짱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 등 불확실성 속에 채권시장의 양대 축에 해당하는 주식과 채권에 대해 투자자들의 상반된 대응이 갈수록 두드러진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채권시장과 금리 왜곡이 극심하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과 유로존 경기 회복이 투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채권 펀드매니저들의 우려다.
TCW 그룹의 제리 커드질 신용 트레이딩 헤드는 “채권시장의 과격한 매도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 도화선이 발생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리먼 사태 이후 가장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TCW는 최근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을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고치로 높인 상태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가 탄탄하지 않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부분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중국 경제가 하강 기류를 보이고 있고, 그 밖에 주요 이머징마켓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 역시 간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채권시장이 장기간에 걸쳐 왜곡됐다는 점도 ‘팔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될 때 채권 가격이 급반전을 이루면 트레이더들이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시장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와 달리 월가의 주식 전략가들은 굵직한 악재와 불확실성에 아랑곳하지 않는 움직임이다. 특히 중국 증시가 조정에 돌입했다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지만 뉴욕증시에 대한 매수 심리는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서 전략가들은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5.8%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고의 낙관론이라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1990년 이후 역대 두 번째 장기 랠리에도 투자자들의 강세론이 꺾이지 않는 것은 2분기 이후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깔린 결과로 풀이된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퍼스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점점 더 늘리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일정 부분 경계감을 보이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을 장담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 펀드에서 108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채권 펀드에서는 103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지난 1~4월 사이 미국 주식에 연계된 펀드에서 45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출된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월가의 주식 전략가들은 불안정한 유가와 채권 금리 급변동에도 느긋한 표정이다.
니콜라우스 앤 코의 배리 배니스터 전략가와 위덴 앤 코의 마이클 퍼브스 전략가는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11% 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배니스터는 “해외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하반기 둔화폭이 축소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사실이 호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캐너코드 제뉴어티 증권의 토니 다이어 전략가도 “올해 뉴욕증시는 또 한 차례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할 것”이라며 “기업 이익이 5~6% 늘어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조나단 골럽 전략가는 에너지를 제외한 S&P500 기업의 이익이 올해 7.7%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