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수입차 업계가 현대·기아차의 신차 전략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사의 ‘다(多)엔진 다차종’ 전략이 그동안 BMW, 아우디 등 수입차의 전략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기아차는 최근 신형 K5에 5가지 엔진 라인업과 13차종을 적용해 선보였고, 현대차는 기존 4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춘 쏘나타에 3가지 라인업을 더해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계는 기아차가 신형 K5를 출시하면서 선보인 ‘다(多)엔진 다차종’ 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아차가 한 차종에 엔진과 변속기, 편의사양 등을 다양하게 구성,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점에서 수입차 전략과 같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신형 K5에 5가지 파워트레인과 13종을 동시 적용했다<사진 = 기아차> |
사전계약 중인 신형 K5는 ▲2.0 가솔린 ▲2.0 가솔린 터보 ▲1.6 가솔린 터보 ▲1.7 디젤 ▲2.0 LPI 등 5가지의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을 동시에 선보였다. 이처럼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한 차종에 적용한 것은 국산차 업계 최초다.
또 ‘두 개의 얼굴’이란 콘셉트를 바탕으로 차량 전면부 디자인을 달리해 ‘K5 MX(Modern Extreme)’와 ‘K5 SX(Sporty Extreme)’의 2가지 모델로 출시된 점도 국산차 가운데 유일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현대차도 기존 출시된 ▲2.0 가솔린 ▲2.0 가솔린 터보 ▲2.0 하이브리드 ▲2.0 LPI 외에 내달 ▲1.6 터보 ▲1.7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을 추가, 7가지 파워트레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대표 차종인 쏘나타와 신형 K5는 총 12종의 파워트레인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소비자의 선택폭을 늘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입차 업체가 한국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 시도 중인 ‘다엔진 다차종’ 전략을 국산차도 발빠르게 도입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 한 임원은 “현대·기아차가 수입차의 파상 공세에 한층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본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향후 시장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입차 관계자는 “메이커 입장에서 봤을 때 쏘나타와 신형 K5의 생산 원가 등 부담이 늘어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가 최대 볼륨 차종인 쏘나타와 신형 K5에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것은 내수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상품으로써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대표 차종인 쏘나타와 신형 K5는 내달 총 12종의 파워트레인을 확보하게 된다<사진 = 현대차> |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전략은 내수 시장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가솔린이든, 디젤이든 소비자 입맛에 맞는 차종을 투입하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최대 경쟁력이 되고 있다”면서 “파워트레인 다양화를 비롯해 앞으로 하나의 생산 플랫폼에서 다품종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유연화에 집중해야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하반기 현대·기아차 판매는 양적인 면보다 질적인 면에서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며 “8월 이후 신차 출시 반응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