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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부동산 '광풍', 글로벌 불안요인 경고음

기사등록 : 2015-06-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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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급증…경기둔화에 기준금리 인상 어려워
[뉴스핌=배효진 기자] # 벤 올리버와 탐진 디목 부부는 올해 초 부동산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은행을 찾은 이들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당초 필요로 했던 것보다 3배가 많은 85만호주달러(약7억3200만원)를 대출 받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새 집을 구매할 수 있었다.

앞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처럼 최근 호주에서도 부동산 버블로 인한 경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한 내용이다. 
매물로 나온 호주 주택 <출처=블룸버그통신>
호주 은행업계는 지난 2008년 터졌던 금융위기 여파를 피해갔을 정도로 튼튼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들은 뜨거운 열기를 보이는 호주 부동산 시장에서 이익을 거두는데 혈안인 나머지 대출을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 호주 주택가격은 9% 이상 뛰었다. 시드니의 경우 2012년 이후 가격 상승률이 39%에 육박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하면, 지난 2008년 호주 전체 대출의 58%였던 주택대출은 현재 3분의 2 수준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은 38% 영국은 13%에 불과하다. 미국과 영국은 모두 부동산 버블로 큰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WSJ는 호주 은행권이 소급권부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소급권부대출은 채무자의 모든 재산에 대해 효력이 미치는 개인채무가 성립되는 여신이다. 

즉, 저소득 가계가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장치인 셈이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거품이 꺼지고 가격이 폭락하면 금융권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 앉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의 열기에 편승해 실거주가 아닌 단기 수익을 노린 투기꾼이 급증하면서 은행권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호주 은행권 대출이 부동산 활황에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오히려 대출 포트폴리오의 질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점도 우려를 높이는 배경이다. 앞서 호주중앙은행(RBA)는 지난 2010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기준금리 인상으로 열기를 식혔다.

부동산 과열을 식히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회복 기미를 보인 소비심리를 다시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RBA는 섣부르게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바클레이스에 의하면 호주 가계의 부채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호주 부채의 연간 소득 대비 부채는 194%로 지난 2007년 당시 미국이 기록한 최고치 135%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은행권과 경제의 불안정성이 높아져 소비자신뢰 약화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채권업체 핌코(PIMCO)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의 문구를 인용해, 최근 호주 가계의 부동산 열기를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한 "근거 없는 열광"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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