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정연주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그리스발(發) 위험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매일 점검하기로 했다.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점검반도 구성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무역보험공사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그리스발 불안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상황 변화에 따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각각 경우에 대비한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위기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차관은 "지난 주말 그리스와 채권단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그리스 부채협상 상황이 악화됐다"며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이나 그리스 은행들 지급불능사태 발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일시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해도 이것이 그리스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고, 주변국으로의 불안 확산도 제한적일 것으로 시장에서도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그리스 디폴트에 따른 시장 영향은 과거 남유럽 위기에 비해 제한적이고 그 범위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주 차관은 "그리스발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최희남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을 반장으로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관계 기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외환시장, 국내 금융시장, 금융기관 익스포저등 세부 분야에 대한 일별 점검체계 운영할 것"이라면서 "필요한 경우 점검반을 중심으로 상황별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김민호 국제담당 부총재보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그리스 채무 관련 사태의 진전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했다.
김인구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장은 "주말 영향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영향들을 미칠지 지켜보기 위해 회의를 했다"며 "국내 금리가 오른다면 특정 액션을 취하겠지만 현재 금리가 내리고 있는 것을 봐서는 생각보다 영향이 적을 가능성도 있어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서 국제국 외환시장팀장도 "기존 예상과는 다른 돌발적인 시나리오가 나와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그리스에 대한 우리나라의 경제의존도가 적은 편이고, 미국 금리 인상 기조와 맞물려서 볼 때 희망은 낙관적으로 하되 대응은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서 그리스의 비중은 0.8%에 불과하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지난주말에 비해 29.77포인트(1.42%) 급락한 2060.49로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8.4원 오른 1125.3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18일 이후 3개월여만에 최고치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정연주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