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오는 6일 국회가 시행령 수정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3일 청와대와 여야는 책임 공방을 벌였다. 특히 야당은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을 집중 추궁했다.
3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청와대는 헌법에 보장된 거부권을 행사한 것 뿐이라며 원칙적 입장을 견지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국무 회의 발언과 운영위원회 연기 과정 등에 대해 따져 물었다. 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6월 25일은 청와대가 국회를 침공한 날이자 유신이 부활한 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운영위원회가 갑자기 연기된 과정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압박 등을 거론하면서 청와대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군기 새정치연합 의원은 1998년 안상수 전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는 박 대통령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박 대통령은 본회의에 재의될 국회법보다 훨씬 강력한 개정안을 그 때 내서 국회의 권위를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도 "청와대는 (1998년과) 내용이 다르다고 하는데,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렇다면 1998년 개정안의 내용은 반대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 이병기 "언제든 대통령과 독대…'왕따' 아냐"
그는 또 이른바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방'에 의해 청와대 내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언제든지 독대할 수 있고 무슨 보고라도 드릴 수 있다"고 부인했다.
이 실장은 "아직까지도 3인방이라는 얘기가 나와 저로서도 자괴감을 느낀다"며 "회자되는 것과 사실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 등의 표현을 쓰며 국회를 비판한 지난달 2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누가 작성했냐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호성 부속비서관이 원고 작성자로 지목된 데 대해서는 "언론에 그런 오해가 나오길래 확인한 결과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정국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의 지적에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단초는 국회법으로부터 시작됐던 것 같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안만 통과되고 끝났으면 이런 여파가 없었을 텐데 국회법이 통과되고 정부에서 위헌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려보내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실장은 "메르스 사태로 인해 국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 염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는 "정부는 방역전문가, 지자체, 의료진, 그리고 온 국민과 함께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서 총력 대응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메르스 사태가 완전 종식되는 순간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방역 대응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