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예원 기자] 최근 정부가 제4이동통신 망구축 유예기간을 주는 등 규제를 낮추며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대기업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일각에선 또 한번 제4이통 신규사업자 선정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I제공=미래부> |
현재까지 제4이통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우리텔레콤, 퀀텀모바일 등 4~5개 업체로 추산된다. 모두 초기 자본금 1조원 안팎의 중소기업들 뿐이다.
업계에선 제4이통 규제 완화가 중소기업 입장에서 단순히 반길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된다 해도 망 구축 등 자본 확보가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제4이통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은 자본금 문제에 봉착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KMI가 2010년~2014년 6차례 사업자 신청서를 냈지만 고배를 마셨고, IST도 2번 신청했다 탈락한 이유 역시 자본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4이통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CJ, 태광그룹, 현대백화점 등이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이들은 아직 참여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 대기업이 탄탄한 재정을 갖고 있어도 전국망 구축에만 2조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들고, 최소 5년 동안은 막대한 적자를 감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CJ헬로비전 관계자는 "회수기간 등 투자기간이 길고, 통신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제4이통과 관련된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통신업계 역시 대기업의 제4이통 진출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CJ, 태광그룹 등 대기업들이 케이블사업이나 알뜰폰에서도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탄탄한 재정을 갖고 있어도 막대한 투자비용과 적자를 감내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이미 이통시장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4이통이 경쟁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업계의 이런 우려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제4이통은 출범 후 5년 동안 이통사의 망을 빌려 로밍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엄격한 허가심사로 제4이통이 시장 진입 실패 부담도 줄였다며 제4이통 신규사업자 선정작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래부 관계자는 "제4이통은 고착된 이통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요금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아직 공고한 것도 아닌데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