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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합병 총력전' 나선 삼성

기사등록 : 2015-07-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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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일정에도 '네덜란드 연기금 뵙시다'

[뉴스핌=추연숙 기자] 비즈니스 회의 참석 차 지난 7일 미국 선밸리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로 들어섰다. 무슨 사연으로 출장 일정이 바뀌었을까.

9일 삼성 및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삼성전자 본사에서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과 함께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사(이하 네덜란드연기금) 아시아지역 지배구조 담당 이사를 만났다.

삼성 측은 해외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합병 효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코자 이번 만남을 주선했다. 네덜란드연기금은 삼성물산 지분을 0.3% 정도 갖고 있지만, 세계 3위 규모의 자산 운용사인만큼 해외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양 측은 오는 17일로 임박한 주주총회 표에 대한 얘기보다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주주 소통 강화책에 대해 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박 이사와의 만남을 위해 출국 일정까지 하루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박 이사를 만난 뒤, 미국 선밸리에서 8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비즈니스 회의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 참석에 빠듯한 일정으로 출국길에 올랐다. 워런 버핏 , 빌 게이츠, 팀 쿡 등 거물급 인사들이 모이는 중요 행사다.

삼성 측이 중장기적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네덜란드연기금과 만난 데는 합병 사태가 주총 이후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있다. 박 이사는 합병안이 삼성물산의 주주 이익을 해친다며 '반대'를 밝히고, 엘리엇의 소송 사태는 길게 갈 것으로 예상해왔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하면 합병이 된다.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삼성은 국민연금 이외의 모든 변수를 고려해 전방위로 총력전을 치르고 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결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직원뿐 아니라, 삼성 사장단, 사외이사까지 힘을 보태고 나섰다.

삼성물산 직원들은 최근 전국 곳곳 연락이 닿는 개인투자자들의 자택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합병 당위성을 설명하고 의결권을 위임하라고 권유하기 위해서다.

합병과 직접 관련된 삼성물산, 제일모직 사장단 4인 이외의 사장들도 분주하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최근 취재진들에게 적극적으로 합병의 당위성을 설득하고 있다.

윤 사장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자문기관 ISS의 합병 반대 권고에 대해 "합리성이나 객관성이 결여됐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어조로 부정했다. 지난달 24일 합병 시기 논란과 관련해선 "자본시장법에 명문화돼 있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제일모직(46%), 삼성물산(5%)을 주주로 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 사장도 "주주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 우리 제약사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주총 표대결이 얼마 남지 않자 사외이사도 더 적극적이다. 삼성물산 사외이사인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전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국민연금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고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국민연금의 본분이 아닌가"라며 힘을 보탰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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