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트레이더들이 에너지 섹터의 헤지를 앞다퉈 청산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 섹터에 대한 공매도 비중 역시 큰 폭으로 축소됐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과감한 행보를 취하는 것은 이번에도 이익 전망치가 지나치게 비관적이며, 실제 이익 발표가 이뤄질 때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원유 저장 탱크[출처=블룸버그통신] |
이와 함께 SPDR 에너지 섹터 ETF의 1개월 내재변동성이 최근 1.06%까지 하락해 2014년 5월 이후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행보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에너지 섹터 이익 전망치와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업계 애널리스트는 2분기 에너지 섹터의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62% 줄어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분기 S&P500 기업의 이익 감소폭 전망치인 6.5%를 10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월가의 이익 전망치가 크게 빗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하락 베팅과 헤지가 대폭 줄어든 것은 이 같은 관측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1분기 에너지 섹터의 이익은 비관적인 시장 전망과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S&P500 에너지 기업은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무려 33%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블리크 애널리스트는 “1분기 이익을 통해 에너지 섹터의 펀더멘털이 시장의 예상만큼 부실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지나친 비관을 경계하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즈의 조나단 글리오나 전략가는 “에너지 섹터의 수익성이 안정됐다”며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차드 모간랜더 머니매니저는 “투자자들이 과거 이익 전망치와 실제 이익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며 “특히 지난 1분기 커다란 ‘어닝 서프라이즈’가 연출됐고, 2분기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 섹터의 헤지와 하락 베팅이 주춤한 것도 이 같은 관측과 같은 맥락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국제 유가 반등 역시 2분기 이익에 힘을 보탰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지난 3월 6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뒤 지난달 10일 배럴당 61.43달러까지 오르며 41% 반등했다.
경계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중국 주가 급락으로 인해 지난 6일 유가가 7.7% 폭락한 데서 보듯 불확실성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맥퀸 볼 앤 어소시어츠의 빌 슐츠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과잉 공급 등 유가에 하락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악재가 여전하다”며 “에너지 섹터의 난기류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