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논의하기 위해 14일 열린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회의 시작 3시간을 넘기며 격론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의결위 참석자들은 SK합병 건과 달리 삼성 합병 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가 의결위에 위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감 표명을 넘어 이날 회의에서 별도의 결론을 내릴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결위 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논의하기 14일 서울 모처에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비공개로 열렸다. <김학선 사진기자> |
전일 의결권전문위는 위원 과반수 동의로 이날 회의 소집을 통지했다. 의결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산하 투자위원회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주요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는 외부 기구다.
의결위의 자체 요청으로 회의가 소집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0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안건에 대해 자체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회의 결과는 비공개였지만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대해 찬성 결론을 내린 것을 추정하고 있다.
이에 의결위 위원들은 삼성물산 합병 건에 대해 국민연금 내부에서 판단한 근거 자료와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논의하기 14일 오전 열린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회에 참석한 김성민 위원장. <김학선 사진기자> |
이날 회의에서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투자위원회의 결정 배경에 대해 의결위 위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와 SK C&C 합병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위에 위임한 반면, 삼성물산 합병 건에 대해서는 의결위에 위임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SK 합병 건에 대해 의결위가 반대 입장을 개진해,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의결위 위임 없이 자체적으로 찬성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유감 표명을 넘어서서 의결위가 독자적으로 찬반에 대한 결론을 내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의결위 위원은 휴식시간 중 기자와 만나 "유감을 표명하는 정도"라며 이날 회의가 찬성 결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김성민 위원장은 유감 표명 정도에 그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회의 안 끝났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런 형식의 의결위 회의가 처음이라 어떤 식의 결론이 도출될지 아무 것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