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규모가 헤지펀드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배당주 ETF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배당주 ETF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미국 배당주 ETF의 자금 유출입이 연초 이후 순유출로 돌아섰고, 이는 본격적인 매도 사이클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이 장기화된 가운데 지난 수년간 뭉칫돈이 밀려들었던 배당주 ETF에 한파가 닥쳤다는 평가다.
최근 자금 동향이 지속될 경우 올해 관련 상품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기준 자금 순유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배당주 ETF로 밀려든 자금은 약 160억달러에 달했고, 이후 지난해까지 관련 상품에 연간 100억~140억의 자금 유입이 이뤄졌다.
올들어 배당주 ETF의 자금 유출은 특정 펀드에 국한된 현상이거나 특정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에서 초래된 결과가 아니라 관련 상품 전반에 걸쳐 나타난 만큼 추세적인 자산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 200억달러 규모의 뱅가드 배당주 ETF는 2006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으나 올들어 8억달러의 유출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매달 순유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 130억달러의 SPDR S&P 배당 ETF와 아이셰어 배당주 ETF 역시 연초 이후 자금 순유출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셰어 셀렉트 배당주 ETF는 올들어 5개월에 걸쳐 자금이 빠져 나갔다.
이른바 ‘빅3’로 통하는 뱅가드와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를 필두로 중소형 ETF까지 ‘팔자’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무관하지 않다. 이르면 9월 연준이 긴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금리에 민감한 금융자산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지역의 주식 ETF로 자금을 이전시키는 움직임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ETF로 유입된 자금이 연초 이후 88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일본과 유럽의 ETF가 투자자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9월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린 만큼 금리에 민감한 자산의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