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내년부터 시행되는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과세를 놓고 정부 내에서 의견이 부딪치고 있다. 과세당국인 기획재정부는 개정된 법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당국은 연기하자고 주장한다. 이에 9월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24일 기재부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3년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공약가계부)에서 금융소득 과세를 강화해 2조8500억원의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금융소득의 37%가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되고 있고 주식양도차익은 대주주만 과세하고 있다며 과세대상에서 제외된 금융상품·금융거래를 과세로 전환한다는 게 목표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세법개정을 통해 파생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를 신설했고 내년 1월1일 거래 또는 행위가 발생하는 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과세대상은 장내파생상품 중 KOSPI200 선물·옵션, 해외 파생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파생상품이다. 세율은 파생상품 거래 등으로 발생하는 소득의 20%지만 시행령에서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10%부터 시작하도록 했다. 앞으로 20%로 상향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정부는 다른 자산의 양도소득과는 구분해 소득금액을 계산하고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원도 별도로 적용해준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국회에서는 파생상품 과세를 양도소득으로 할 것인지 거래세로 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컸고 힘들게 법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 국회와 금융위원회,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과세를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도 이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다.
지난 4월 강석훈 의원이 주최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방향 정책토론회'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파생상품 양도세 부과시기의 연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금융위원회 이현철 자본시장국장도 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세 시행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으로 시행이 예고돼 있는 것을 금융당국이 반대한 셈이다.
강석훈 의원도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참고해 향후 입법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과세 시행시기 연기를 위한 법 개정까지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9월 정기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시행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기재부는 과세 시행시기 연기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시행을 연기하려면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금융위에서도 시장의 영향을 받는 국(자본시장국을 가리킴)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금융위 전체의 의견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