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투자 자금이 최근 아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증시로 외국계 투자자의 직접 투자 자금유입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으나, 더이상 성장 여력이 없다거나 고평가된 곳에서 유럽이나 일본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아시아시장 내에서도 아직 저평가된 곳으로 추가 기회를 찾아 자금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출처=AP/뉴시스> |
27일자 배런스(Barrons)는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분석을 인용, 지난주 유럽 주식펀드로 유입된 금액은 72억달러(약 8조4247억원)로 21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독일, 스위스, 영국으로 흘러 들어간 금액만도 각각 1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경우 투자자들은 최근 몇주 사이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발을 뺐으며, 특히 올해 중국증시를 많이 편입한 펀드에서는 140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직접 지역 증시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아시아 주식 시장 베팅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에 유입된 총 자금 규모는 389억달러다. 투자자들의 주식 베팅 덕분에 MSCI 아시아지수는 지난 4월 이후 10% 가량이 빠졌음에도 올 초 대비로 여전히 3.4% 상승한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아시아 중에서도 인기 지역은 일본으로 나타났으며 지난주 투자자들은 50억달러어치 일본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지수는 올 초 대비 17% 뛴 상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엔 약세와 일본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양호한 실적전망 등을 바탕으로 지수 상승 여력이 상당하다는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다.
배런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전반에서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 개선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주식이 전반적으로 저평가 된 곳은 대만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인 H주 뿐이라고 평가했다. 두 곳을 제외한 다른 인도나,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등은 적정 밸류에이션에 달했거나 급격히 고평가 됐다는 것이다.
또 현재 중국 경제는 증시 급락과 무관하게 빠르게 거품이 꺼지는 상태이며, 미국 경제도 신용 성장세를 부추기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수요 및 상품가격 반등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결국에는 달러 강세로 인해 유동성이 모두 흡수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굳이 아시아 주식 투자를 반드시 고집하겠다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일본과 한국 증시가 변동성이 낮아 그나마 안심할 수 있는 투자처가 될 것이란 의견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