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의 증시 폭락장을 막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던 중국 당국이 출구전략의 시장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트래커 펀드(Tracker Fund)'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관심이다.
<출처 = 블룸버그통신> |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 중국증권금융공사(CSFC)가 매입한 A주 규모는 결과적으로 더 늘어났다. 하지만 매입했던 주식을 섣불리 정리했다가는 오히려 더 큰 충격이 초래될 수 있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상하이 증시는 당국이 부양책을 재고할 것이란 루머가 돌면서 수년래 최대 일일 낙폭을 보였으며, 지난주 내몽고이리실업그룹이 정부 지분이 6.1%에서 4.3%로 줄었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이 술렁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래커 펀드의 경우 CSFC가 매입했던 모든 종목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에 담아 CSFC가 투자종목 매도에 나서더라도 앞서와 같은 시장 충격이 초래될 확률은 적다는 설명이다. 또 이를 화용해 상장지수펀드를 만들면 시장이 안정된 뒤에는 해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는 복안이다.
시장이 새롭게 내리막을 탄다 하더라도 중국 당국은 트래커 펀드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원에 나서면 되기 때문에, 이전처럼 직접 공개시장에서 블루칩 종목을 사들이는 것보다는 시장 혼란이 적을 수 있다.
트래커 펀드는 과거 홍콩 당국이 활용한 바 있는데, 1998년 아시아 외환 위기 당시 시장 안정을 위해 홍콩 정부당국은 2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180억홍콩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시장이 안정되면서 매입했던 주식들을 정리하기 위해 홍콩 당국은 해당 주식들을 관리하고 넘겨받을 수 있는 독립 회사 EFIL(The Exchange Fund Investment Limited)를 만든 뒤 트래커 펀드(TraHK)를 통해 해당 주식을 매도했다.
당시 장기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홍콩 트래커 펀드(Hong Kong Tracker Fund)는 초기에 시장 가격의 5.25% 할인 가격을 제시했으며, 일부 회의적 시각이 있었음에도 모집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이 몰려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홍콩 트래커 펀드로 강력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고, 항셍 지수와 움직임을 함께 하면서 당국의 개입 이후 18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에는 밸류가 더 확대됐다.
홍콩 트래커펀드 도입 이후 성과 <출처=Trackerfund of Hong Kong> |
차트웰 캐피탈 수석투자담당자 로날드 챈은 "(트래커 펀드가)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을 정리할 수 있는 하나의 세련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 개입이 아닌 방식으로 시장을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중국 정부가 트래커 펀드 방식을 활용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며, 당국이 매입 주식을 연기금으로 이전한 뒤 국영 기업들에게 연기금에 더 많은 배당금을 지불토록 하는 등 다른 방식을 쓸 가능성도 있다고 배런스는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