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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쇼핑, 해외법인 5년 손실 1.1조…숨은 손실 더 있다

기사등록 : 2015-08-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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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왕자의 난] 최근 2년간 해외 계열사 적자규모 공개 안해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쇼핑의 해외법인의 5년간 누적 순손실이 1조17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 법인의 손실이 1조1299억원에 달해 거의 대부분의 손실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롯데그룹 측에서 주장해온 손실 규모와는 적지 않은 차이다. 롯데그룹 측은 그동안 19개 그룹 계열사가 중국에서 기록한 누적 영업적자가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3200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실제 순손실 규모는 3200억원은커녕 1조1700억원 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 2개년 동안 롯데쇼핑은 해외 계열사의 실적을 제한적으로 일부만 공개했기 때문이다. 해외 손실 규모를 축소시키기 위한 편법이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6일 뉴스핌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롯데쇼핑의 해외 종속법인의 당기순손익을 집계한 결과 총 누적 손실은 1조1700억원에 달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슈퍼, 시네마 사업을 맡는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최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놓인 기업이기도 하다.

롯데쇼핑의 해외 실적은 국가별로 중국법인이 총 71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손실을 냈고 이어 홍콩법인이 4169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외에 베트남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각각 471억원, 1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인도 법인이 8억원의 적자를 냈다. 유일하게 흑자가 난 곳은 싱가폴 법인으로 총 6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들의 적자 폭은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0년 464억원에 불과했던 해외 계열사의 손실은 이듬해 118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2012년에는 2300억원, 2013년에는 2181억만원을 기록했다. 가장 큰 손실을 낸 것은 지난해다.

지난해 롯데쇼핑 해외법인의 손실 규모는 5602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경신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같은 롯데그룹 해외 계열사의 손실 규모가 실제로는 더 클 수 있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실적부터 해외법인의 실적을 제한적으로 공개해왔다. 지난 2012년까지 모든 해외법인의 실적을 공개했지만 2013년부터는 ‘중요한 종속회사’의 실적만을 공시한 것.

지난해의 경우 총 38개에 달하는 롯데쇼핑 해외 계열사의 실적 중 실적이 공개된 것은 10개 기업에 불과했다. 나머지 28개 기업의 손익 현황은 별도로 공시되지 않았고 더불어 해외 계열사의 종합 손익도 별도 공시되지 않았다.

이는 해외 계열사의 손익을 일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효과로 나타난다. 대부분의 해외 계열사가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실적이 별도 공개되지 않기 때문. 실제 2013년 실적은 별 다른 호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보다 해외 계열사의 적자 폭이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착시효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런 과정에서 일부 손실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경우 폐점이 발생할 경우 그 비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경쟁사인 이마트의 경우 해외 계열사의 실적을 모두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 관계자는 “해외법인이 너무 많아지자, 타사의 사례를 참고해 자산이 1000억원 이상인 법인으로 한정해 공시하고 있다”며 “이 기업들만 보더라도 해외계열사의 손익 90%는 반영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순히 회계상 처리 문제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손실 규모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계기가 바로 롯데쇼핑의 해외 손실 규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을 비롯해 한국 롯데의 실적을 (아버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중국과 홍콩에서 롯데 계열사들이 손실을 낸 것에 심하게 화를 내고 손찌검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한 친인척들과 일본으로 방문해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지시한 바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 측은 “1조 설은 터무니 없다”고 응수해왔다.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 총 19개 계열사가 중국에 진출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누계로 1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에비타 기준으로 영업손실은 누적으로 32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에비타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각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가늠할 때 주료 비교대상이 된다. 때문에 이자, 폐점 손실, 법인세 등이 포함되지 않은 에비타 기준 손실로 적자규모를 가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실제 손실보다는 유리하게 비춰지는 에비타 기준 손익을 보고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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