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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기자] 미국 금리인상이 올 하반기로 예상되면서 금리 인상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을 내는 '뱅크론(시니어론)' 펀드가 주목된다.
다만 일찌감치 금리상승을 예견하고 '뱅크론펀드'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기대만큼 수익률을 올리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나 경기회복 속도 등을 지켜보며 금리인상을 계속해서 미뤄왔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지난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강타한 미국 에너지 기업의 도산이 시니어론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불안감에 시니어론에 유입된 자금이 유출되며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 최근 한달간 뱅크론펀드, 이스트스프링 '안도'· 템플턴 '울상'
지난해(2014년) 뱅크론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6%에 그치며 기대치를 밑돌았다. 올해 상반기 수익률도 연 2.9%로 정기예금 금리보다 1.3%포인트 가량 높은 정도였다.
국내에 상장된 뱅크론 펀드의 수익률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스트스프링 미국뱅크론펀드(H)'의 최근 1년 수익률이 3.31%,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펀드 수익률이 2.56% 수준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뱅크론펀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스트스프링은 한달 동안 0.23%의 수익을 나타냈으나 템플턴은 -0.3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전문가들은 같은 뱅크론 펀드라도 운용스타일에 따라 전체적인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이스트스프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템플턴의 경우 공격형 투자 전략을 세운 결과다.
존 월딩(John Walding)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미국 PPM 아메리카 뱅크론팀 수석매니저는 "6월 말 기준 인덱스 대비 CCC이하 등급 뱅크론을 비중축소했다"며 "뱅크론 시장의 핵심인 BB와 B등급 뱅크론에 대해 비중확대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지표나 FOMC 성명서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올해 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급에 있어서도 연방정부의 엄격한 레버리지 규제로 뱅크론 공급물량이 매년감소하고 있어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홍승만 키움증권 금융상품영업팀 차장은 "(같은 뱅크론 펀드라도) 두 펀드의 채권 등급별 투자비중이 달라 최종 수익률도 차이가 난 것 같다"며 "템플턴이 상대적으로 리스키한 자산에 투자했고 이스트스프링은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해 신용리스크가 불거지더라도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가 오르고 대출 기업의 신용도가 올라가면 템플턴이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좋은 수익률을 나타낼 것이고), 반대의 경우 이스트스프링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美금리 두 번 오르면 연 5% 이상 초과수익 기대
<사진=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
변동금리 대출에서 받는 이자가 곧 투자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오르면 뱅크론의 수익률도 상승한다. 하지만 금리 상승에 연동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대출금리가 일정 기준선을 넘어야하는데, 이 때 기준이 되는 금리가 리보(LIBOR)금리다.
전문가들은 리보금리가 미국 기준금리에 선행하며 오르는 속성에 주목했다. 따라서 미국 금리가 오르면 리보금리도 오르면서 뱅크론 펀드가 금리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즉, 미국 기준금리가 현행 0~0.25% 보다 두 번 가량 오른 0.5~0.75% 수준이 되면 리보금리는 1%를 넘게되면서 본격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손은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인상기에 리보금리가 미국 기준금리보다 선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향후 미국 기준금리가 2번 정도 인상되는 시점부터 리보금리가 리보 플로어(하한선, 1%)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뱅크론은 금리 상승기가 아닐 때에도 이자 수익으로 연 평균 5%의 꾸준한 수익을 냈다"며 "별다른 신용리스크가 없는 한, 뱅크론이 향후 금리상승기에 그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