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브라질의 부도 위험이 급증하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최악의 집권 위기를 맞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브라질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 프리미엄이 315.78 베이시스포인트(1bp=0.01%)로 상승,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주식·채권·외환 등도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 헤알은 달러당 3.5697헤알까지 떨어지면서 2003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브라질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 <출처=블룸버그통신> |
브라질 국채를 비롯한 자산가격이 이처럼 추락한 것은 정치적 불안감을 반영한 결과다.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8%까지 주저앉은 가운데 집권 연정에서조차 탄핵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경제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치솟는 물가, 재정적자 확대,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 악재가 겹친 상태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브라질 신용등급을 정크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브라질 하원이 공무원과 경찰의 임금 인상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것도 국채 가격과 헤알화 가치 폭락을 낳았다.
CM캐피털마켓의 카밀라 애드델마락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에 대한 투자 심리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브라질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되는 민감한 상황에서 호세프 대통령이 큰 부담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라에 따르면 호세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71%를 차지했다. 호세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답변도 66%에 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브라질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다.
상파울루 소재 방코 사프라의 카를로스 카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헤알화 가치가 달러 당 4헤알까지 추락할 경우 브라질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H. 피치오니의 파울로 헨리 아만테는 "기업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어 상황이 매우 안 좋다"며 "브라질 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경기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에 기준금리를 14.25%로 인상했다. 이는 2006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브라질지수에 상장된 소비재 종목들은 브라질 중앙은행이 높은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시사한 데 따라 주가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