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벌어진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반(反)롯데 정서 확산 진화에 조첨을 맞춘 이번 사과문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화해 메시지는 사실상 배제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 불거진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 지배구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는 한국기업이다"라고 말했다. <김학선 사진기자> |
그는 "우리 그룹에서 국내만 13만명, 세계적으로 18만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생각해야 하므로 가족과 경영의 문제는 별개"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해서는 "아버님을 많이 존경하고 있다"고 짧게 언급했다.
표면적으로는 신동주 회장이 경영권을 제외한 개인적으로는 화해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불 수도 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송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피력할 정도로 경영권과 관련한 강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권 양보 없는 화해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동빈 회장이 "사업에 대한 안정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현재 롯데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본인이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적임자라는 자신감을 내포한 것으로 읽힌다. 이를 바탕으로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이날 호텔롯데 상장 카드를 핵심으로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신격호 회장과의 화해는 한 발 더 멀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한국 롯데의 주요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여러차례 검토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반대로 무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가의 경영권이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공세를 받아왔던 쪽이 신동빈 회장측이었다는 점에서 먼저 나서서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귀국한 이후 한국에 머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여왔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