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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환율전쟁] 위안화 평가 절하 충격, 중국 증시에 미칠 영향은?

기사등록 : 2015-08-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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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개선·유동성 확대는 호재, 원가·채무 부담 상승은 악재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서면서 당분간 위안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급격한 조정을 겪으며 불확실성이 확대된 중국 증시에 위안화 약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위안화 기준 환율이 최상 최대 폭으로 상향조정 된 가운데 중국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위안화 평가절하의 여파로 폭락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주식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이 연출됐다.

그러나 업종별로 살펴보면 위안화 약세에 따른 종목별 엇갈린 흐름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어 향후 A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는 최근 저유가와 관광 수요 증가로 승승장구하던 항공주와 대표적인 블루칩 섹터인 금융주와 일대일로 테마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수출 중심의 섬유·방직, 가전, 완구, 금속 등 업종이 수혜주로 부상했다.

특히, 항공주의 약세가 두드러지며 홍콩증시에 상장된 남방(南方)항공이 18% 가까이 폭락했다. 동방(東方)항공과 중국항공의 낙폭도 10%를 웃도는 등 위안화 평가 절하 충격이 업계 전반에 전해졌다.

위안화 약세기조가 향후 A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도 분분하다. 전반적으로 수출 시장을 비롯한 실물경제에 호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비이성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증시의 ‘일탈’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진=바이두(百度)>

 ◆수출 개선·완화적 통화정책에 A주 강세 전망

올 들어 달러·엔·유로 대비 위안화 가치의 중간값은 각각 0.2%, 6.9%, 2.2%씩 상승하는 동안 중국의 수출액은 줄곧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올 7월에는 수출액이 8.9% 감소하며 하반기 수출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 증시전문가들은 위안화 환율 상승이 제조, 수출 기업들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져 A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동시에 통화완화 기조에 따른 유동성 확대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위안화 평가 절하가 단행된 직후 부색방(孚色紡)、화방고빈(華紡股份)、부일고빈(孚日股份)、노태(魯泰)A、라래가(羅萊家) 등 수출 관련 기업들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반영했다.

중국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평가절하 기조 속에서 증시의 향방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앞서 '환율전쟁'에 참여한 국가의 증시 변동이 A주 추이를 전망하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 구조에 따라 통화가치 하락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자원 의존국가인 브라질의 주가는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이 제조업 개선으로 이어진 일본은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중국 주식시장은 일본의 경우처럼 통화 평가절하 후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중국의 경제구조가 일본과 비슷한 제조업과 수출 의존형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번 위안화 평가 절하가 당국의 경기 부양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 지금준비율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 완화정책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모카이옌 중국 지방은행감독관리국 연구원은 "위안화의 적절한 가치하락이 중국 내 예금금리의 실질적인 하락을 유도하게 된다"며 "은행예금 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가 자산 가격을 지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가 상승·부채 상환 부담은 약세 요인

일부 전문가들은 위안화 평가 절하가 중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득보다 실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기업들의 원자재 가격 부담이 늘어나고, 수입 물가 상승으로 통화정책 운용이 제한돼 오히려 주식 시장의 안정적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전의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원자재 상품이 바닥을 치고 상승하면, 원자재 주요 수입국인 중국은 원가 상승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당국은 유동성 공급을 통해 실물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 하지만, 상품 수입가격 상승에 따른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이 향후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제한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채 규모가 큰 중국 기업들이 이번 결정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위안화 평가절하로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위안화 평가절하 후 주가가 폭락한 중국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가 달러 표시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수입은 위안화에 의존하고 있어 채무부담 확대가 가중될 수 있다" 며 "중국 항공사들이 사상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H주 폭락은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A주의 조정국면이 장기화 된 점도 위안화 평가절하의 긍정적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하이의 한 공모펀드사 CEO는 현재 "일대일로, 국유기업 개혁이 언급되기 시작한 지 2년 가까이 지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테마투자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며 "여기에 위안화 환율 상승이 더해져 인프라 건설 지출 비용이 늘어나는 점은 주식시장에 악재"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테마주의 상승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 수혜주 강세가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미연준의 금리인상시점이 9월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추가로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면서 자본 유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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