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화 고시환율을 전날보다 1.62% 올린 6.3306위안으로 발표했다.(위안화 약세) 발표 직후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 대비 4년래 최저치인 6.4300위안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에 이어 또 한 차례의 평가절하에 아시아 주요국 통화는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인도 루피화,한국 원화 연초대비 추이. 좌측부터 루피아화,루피화,원화. <출처=구글파이낸스> |
달러 대비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원화환율 역시 이틀 연속 10원 이상 빠지며 1190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환시 개입을 시작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국영은행들을 동원해 달러당 64.85루피 수준에서 달러화 매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중 한때 달러/루피 환율은 2013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구체적인 환율 목표치를 정해두지 않았으며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만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현재 루피아 폭락이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아닌 글로벌 투자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통화 방어를 위해 대규모 환시 개입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환시 개입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중국 수출 경쟁력 강화는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라면서 "외환시장 중심의 동향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미툴 코테차 아시아·태평양 외환 전략 헤드는 "이날 고시환율은 아시아 외환시장에 한 차례 변동성 발작을 일으켰다"며 "인민은행이 전날 종가 수준에서 고시환율을 제시한 것에 다소 놀랐고 일부 관계자들은 이런 흐름이 지속될 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 연속 진행 중인 아시아 주요국 통화 매도세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와 중국의 구매력 약화, 수입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ANB)의 엠마 로슨 선임 외환 전략가는 "대다수 국가들은 역내 주도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리면 이를 따라간다"며 "이런 환경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 방어에 나서길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단행될 미국 기준금리의 하방 위험에 주목하던 아시아 외환 당국자들에게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