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받아 14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해 취재진을 향해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김신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12시 05분 경 43명의 재소자들이 모두 출소한 뒤 경기 의정부 교도소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감생활 2년 7개월 만이다.
정장을 차려입고 안경을 쓰고 나온 최 회장의 왼손에는 큼직한 성경책 한권이 쥐어져 있었다.
최 회장은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수십명의 취재진 앞에 섰고 크게 고개를 숙여 인사말을 이어나갔다.
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국가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받는 SK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영복귀 시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영 공백이 길어서 준비가 덜 돼 있다며 상황 파악 후 복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제살리기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 사업 파악이 덜 된 상태여서 말하기 어렵다며 기존사업인 에너지, 통신 사업에 역점을 둬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분간 어수선했던 '기업 내부 추스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분위기 쇄신에 나선 뒤 SK그룹은 곧이어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주)SK와 SK C&C가 합병작업을 마무리하고 SK주식회사로 새로 출범했다. 비정상적인 2중 지배구조를 해소하고 자산 13조 2000억원 규모의 대형 지주회사로 재탄생했다.
때문에 최 회장의 역할도 커졌다. 재계는 당장은 최 회장이 주요 계열사 등기 임원 등을 일체 맡는 등 경영일선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론을 살피면서 그룹 현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의 복귀를 기점으로 SK그룹은 경영전략 '새판짜기'에 적극 나서며 과감한 M&A 추진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탄탄해진 내부조직을 바탕으로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 찾기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특히 SK하이닉스 등의 단계적인 증설 투자와 해외 정유·화학 분야 글로벌 합작 사업 강화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올해 총 투자규모를 14조 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더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당장 SK하이닉스는 총 2조3800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경기 이천 M14 공장을 이달 말 준공하면, 신규 설비투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도 북미지역의 자원개발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인데, 3분기부터는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투자확대와 함께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일자리 창출 계획안은 일찌감치 내놨다. SK그룹은 최근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2년간 창업가 2만 명과 기업 맞춤형 인재 4000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기조에 맞춰 설립된 대전과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전담기관으로 참가하며 초기 창업, 벤처기업 지원에 나선 상태다. SK그룹은 자체 'SK창조경제추진단'을 꾸려 창업, 벤처기업의 자금지원과 해외진출 판로개척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SK그룹은 이번 특별사면에 대해 국민대통합과 경제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단행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국가발전과 경제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