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경남) 뉴스핌=김기락 기자] 최근 한국지엠이 국내 출시한 쉐보레 임팔라는 미국에서 완성품으로 들어온 100% 수입차다. 준대형차로서, 쉐보레 브랜드를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을 차별 없이 적용했다.
임팔라는 정숙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갖추면서도 운동성능이 뛰어나 준대형차라는 사실을 잊게 했다. 자가운전자든, ‘뒷좌석 사장님’이든 두루두루 만족할 수 있는 실용주의 합리성이 돋보이는 차다.
13일 여수공항에 도착하자, 15대의 시승용 임팔라가 주차장에 나란히 서 있다. 차체 길이 5m가 넘는 임팔라 덩치는 20인치의 알로이휠이 작아보일 만큼, 컸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해 임팔라 3.6ℓ LTZ에 올랐다. 엔진 시동과 에어컨이 켜졌는데도 실내는 고요했다. 임팔라와의 첫 만남이 이뤄진 순간이다.
임팔라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와 남해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남해고속도로는 전국 고속도로 중 위험하기로 악명 높은 도로다. 도로 폭이 좁은데다 주위에 포스코, GS칼텍스 등 대규모 사업장이 있는 만큼, 대형 트럭의 운행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임팔라의 승차감과 성능을 쉽게 알수 있게 됐다. 시속 120km 이상 속도를 높여도 시멘트도로 특유의 타이어 마찰음이 낮게 들렸다. 아스팔트도로에서는 이 같은 하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도로 중간중간 깨진 길을 지날 때도 마치 정상 노면인 듯 느껴졌다. 대형차 수준의 정숙성과 승차감과 갖췄으면서도 다이내믹한 성향을 나타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남해고속도로 곤양IC를 빠져나와 국도로 갈아탔다. 삼천포대교에 이르자 파랑색 남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삼천포대교를 건너 굽이진 도로에서는 임팔라의 탄탄한 안정감을 돋보였다. 어지간한 코너는 감속하지 않아도 안정감 있게 돌아나갔다.
단적으로, 시속 80km로 코너를 휘감아도 타이어 마찰음조차 내지 않을 정도다. 기다렸다는 듯 세련된 움직임에 조금은 얄밉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같은 주행안정성은 오랜 숙성의 결과로 보인다. 임팔라는 지난 1958년 첫 출시 후 10세대 걸쳐 완성도를 높여왔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휠베이스)가 긴 준대형차로서 발휘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핸들링이라 할 수 있겠다.
한국지엠이 지난 13일 전라남도 여수와 경상남도 남해 인근에서 임팔라 시승회를 열었다 <사진 = 한국지엠> |
임팔라는 3.6ℓ 엔진을 달았다. 엔진 최고출력 309마력/6800rpm, 최대토크 36.5kg·m/5200rpm이다. 현대차 아슬란 3.3 모델의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과 비슷하다. 또 휠베이스는 아슬란이 2845mm, 임팔라가 2835mm다. 임팔라가 아슬란과 비교되는 이유다.
임팔라는 300마력이 넘지만, 체감 속도는 낮다. 일상적인 주행 조건에서 엔진회전수를 2000rpm 넘길 일이 없겠다. 얌전한 엔진은 급가속 시 응축된 힘을 한꺼번에 쏟아내 시속 220km까지 속도계 바늘을 밀어부쳤다. 시승하는 동안 평균 연비는 6km/ℓ로 나타났다. 임팔라 주력 차종인 2.5 LTZ의 평균 연비는 약 12km/ℓ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팔라에 적용된 보스(BOSE) 오디오는 5000만~6000만원대 독일차 보다 낫다는 평을 듣는다. 여수에서 남해까지 가는 동안 11개 스피커가 생생한 소리를 들려줬다. 소리의 밸런스와 음장감이 수준급이다. 휴대폰 블루투스와 연동해 사용하기도 쉽다.
안전성은 임팔라에 최고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다. 임팔라 모델별로 안전장비 차등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팔라는 2014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신차 평가에서 안전성 종합평가 부문의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다.
실제 임팔라 개발을 주도한 니콜 크라츠(Nichole L Kraatz) 제너럴모터스(GM) 글로벌 준대형 총괄 엔지니어는 아이 셋을 둔 여성이다. 크라츠 총괄은 한 가족이 타는 준대형차 개발 시 안전성만큼은 그 어떠한 것과도 타협하지 않았다는 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임팔라 전 모델은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포함해 총 10개의 에어백을 기본 적용하고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차선변경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등을 갖췄다. 3.6ℓ는 주행 시 앞차와 일정거리를 유지시켜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자동긴급제동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임팔라는 뒷좌석 사장님차로도 손색 없을 것 같다. 다만, 임팔라 3.6ℓ에 뒷좌석용 편의사양을 더 보강하는 등 소비자 타깃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한국지엠은 연간 2만대의 임팔라를 판매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일부터 최근까지 2000여대가 계약됐다는 점에서 초기 흥행은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임팔라 판매 가격은 ▲2.5ℓ LT 3409만원 ▲2.5ℓ LTZ 3851만원 ▲3.6ℓ LTZ 4191만원이다. 임팔라 차급이 준대형차라는 점에서 3.6ℓ LTZ를 선택하는 게 낫겠다.
임팔라 차급이 준대형차라는 점에서 2.5ℓ 보다 3.6ℓ LTZ를 선택하는 게 낫겠다. 3.6ℓ는 주행 시 앞차와 일정거리를 유지시켜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자동긴급제동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사진 = 한국지엠>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