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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비통· 한숨만...무너진 전업투자자 성지 '트레뉴'

기사등록 : 2015-08-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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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바이오주로 대박..최근 폭락장에 '억만장자' 꿈 날라가

 


[뉴스핌=김나래 기자] 300여명의 매미(전직 펀드매니저 출신 개미)와 애미(전직 애널리스트 출신 개미)모여있는 서울 여의도 소재 S트레뉴(빌딩). 165m 높이의 고급 오피스텔이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의 급락과 함께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최근 2년여 공격적인 투자로 새로운 주도주를 만들어내며 '트레뉴 신화'을 만들었지만 최근 급락장에서 수익은 물론 원금까지 날렸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곳의 전업투자자들은 1조원 정도의 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각에선 'S트레뉴 투자자문'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투자자들은 2~3여년전부터 증권업계 구조조정시 퇴직금으로 받은 돈 5000만원, 1억원 정도로 시작해 공격적으로 운용, 자금 규모를 키워왔다. 

이들이 지난해   주로 컴투스, 게임빌 등 게임주와 산성앨엔에스나 제넥신 등 바이오 종목으로 '잭팟'을 터뜨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증권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1억원으로 레버리지 2억원, 100% 수익이 나면 4억원이 된다"며 "이런 방식으로 몇 주전까지만 해도 사서 버티면 올라가는 전략이 통해 5000만원에서 2억원 만들기가 어렵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채 한달도 안돼 트레뉴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중국, 미국, 북한 등 국내외 변수로 주식시장이 속절 없이 무너지면서 트레뉴도 함께 무너진 것. 업계 관계자들은 "신용이 많았던 종목이 보통 급등하는 경우가 많고 급락후 신용잔고가 크게 줄어드는 패턴을 보여준다"며 " 종목마다 다르겠지만 2주 전까지만 해도 잘 될 것이라고 믿어 매수한 것이 최근 7거래일 동안 시장이 급속도로 급락하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들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신용융자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상반기 높은 주가 상승률을 지속했지만 최근 들어 급락했다. 증권사는 투자금 전부 또는 일부를 투자자에 빌려주는 신용융자거래 서비스를 한다. 투자자가 이런 식으로 사들인 종목 주가가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는 담보가치 유지를 위해 추가 입금을 요구하거나 강제로 주식을 반대매매하게 되는 형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 비중이 9% 이상인 종목은 한국사이버결제, 이-글벳, 스맥, 처음앤씨, 테스나, 좋은사람들, 엔텔스 등 총 7개 종목이다. 특히, 한국사이버결제는 지난달 17일 최고가인 4만7600원까지 올랐지만 한달사이 16% 급락했다. 대표적으로 이들이 주력했던 산성엘엔에스 신용잔고도 6월과 7월 각각 10%, 9%에서 한달 만에 5% 수준까지 낮아진 것을 보면 신용잔고 물량이 대부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트레뉴에 입주해 있는 한 전업투자자는 "지난 금요일과 월요일이 가장 버티기 어려웠다"며 "지금 손해를 엄청 보고 있는데 손실 규모에 대해선 알려줄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정확한 손실 규모는 알기 어렵지만 주변에 보면 그동안 벌었던 돈을 다 잃은 사람도 있더라"고 덧붙였다. 

트레뉴에 있는 또 다른 전업투자자는 "신용이나 대출을 하지 않아 손실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았지만 남의 돈이나 신용으로 한 사람들은 잠도 못자고 있을 것"이라며  "신용이나 레버리지를 하는 사람들은 잘 될때는 돈을 많이 불릴 수 있지만 장이 좋지 않으면 순식간에 악화되는 양날의 검"이라고 전해왔다. 그는 "40억~50억 깡통계좌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여의도에서는 트레뉴 신화가 이어져왔다. 한 애널리스트 출신인 전업투자자는 "산성엘엔에스나 다른 바이오 종목 등으로 3억으로 120억원을 만들었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난 목요일 기준 잔고가 10억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얘길 들었다"며 "장이 더 나빠져서 지금은 상황이 더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전해왔다.

증권가에선 최근 트레뉴 몰락에 대해 레버리지와 신용,가격제한폭 확대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트레뉴 선수들이 주로 사용했던 방식은 일반적인 레버리지가 아니라 주가가 올라가면 올라가는 만큼 늘어난 담보비율을 또 다시 레버리지를 일으켰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 6월 시행된 가격제한폭 확대 역시 리스크를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가격제한폭이 30%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반대매매나 증거금 부족 상황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상당수 증권사들이 담보비율을 조정하거나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추세다. 이에 신용한도를 초과하거나 담보 대출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매매를 해야 원금회수할 시간이 있지만 대응이 어려워진 것. 트레뉴에 있는 전업투자자들은 신용으로 돈을 벌어 20억~50억원의 자금으로 하기 때문에 종목을 움직이기도 쉽지만 빠질 때는 더 무섭게 빠진다고 전한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모건스탠리 자료를 보면 200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은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늘 위에 있었는데 20년 정도는 틀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99년 IT버블과 16년만에 다시 성장주가 부각된 지금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추세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매수를 시작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거품이 나왔다는 판단이다.

그는 "가격제한폭이 낮으면 테마를 형성하고 거품이 형성돼 오래가지만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확산이 되지 않아 호재가 하루 만에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 거품을키우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지만 겪어야 될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도 그렇지만 오히려 투자자들이 조심하게 될 것으로 보고 가격제한폭은 점점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트레뉴의 몰락으로 그들이 만들어 올린 주도주(화장품, 바이오)의 '조정후 반등폭'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급락장에 호되게 당한데다 기대심리도 크게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는 달리 트레뉴내 전업투자자들의 입출과 교체가 심하고 경쟁이 치열해 패(주도주)는 바뀌었을 수 있지만 과거와 비슷한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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