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 타결은 한반도 군사 대결 위기가 해소된 것이 우선 성과로 꼽힌다. 당초 남북은 북한의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에 따라 군사적 충돌 위기로 치달았다.
또 그 동안 단절됐던 남북간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는 점 역시 큰 성과다. 반면 확실한 사과가 아닌 '유감' 표명 수준에 그친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은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다.
여야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의 성과에 환영하면서도 이번 남북간 합의가 향후 제대로 지켜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대화에 합의해 놓고도 북한이 남북 회담의 '격'을 문제 삼으며 합의를 번복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5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는 적십자 실무회담 등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성공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대박'의 문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향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잘 관리하면서 평화통일의 길을 닦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합의는 실천될 때 의미가 있다"며 "장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된 내용인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이번 협상으로 일시적인 평화나 국면 전환이 아니라 남북이 평화와 통일을 위해 새로운 진전된 단계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논평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을 빠른 시일내에 개최하기로 한 만큼 중단됐던 금강산관광 등 폭넓은 교류협력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남북당국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남북관계 회복의 첫 단추는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가 꿸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은 합의문에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간다"고 명시했다.
북한은 이미 기회 있을때마다 남북간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5·24조치 해제를 요구해왔던만큼 이 문제를 당국 회담의 주요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우리는 이번 접촉에서 가장 시급했던 이산가족 상봉 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활성화 문제를 우선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6개항의 합의문들이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 입장에서 이번 합의가 미봉책으로 확성기를 끄기 위한 하나의 전술전략으로 이해하고 이런 합의문들을 향후 이행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서 이렇게 포괄적인 합의가 상당부분 처음 나왔기 때문에 이행의 노력이 중요하다"며 "1단계로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9월 초 이산가족 상봉 접촉이 일단 남북관계 발전에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